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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남해,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삼 사월, 꽃피는 시기에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작은 일에도 짜증나고 불안하고 좁쌀 할매의 마음이 드러났다. 중요한 일이 거의 끝나고 4월 마지막 토요일, 오랜만에 친구와 바깥바람을 쐬러 갔다. 내 마음이 고요해야 주위의 풍경들이 고요하게 다가온다. 내 마음이 소용돌이 칠 땐 모든 것이 소용돌이 친다. 중요한 일이나 큰 일이 있으면 그 일이 끝날 때까지 마음이 편치 않다. 가령 시험 문제 출제를 한다거나 인솔을 한다거나 책임감이 클 때는 늘 그렇다. 어쩜 아직도 당당한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라서 그런지 모른다. 도서구입과 독서 인증제, 책의 날 행사 등 몇 가지가 끝났다. 젊은 교사가 물었다. 나이가 그렇게 들어도 겁나는 게 있냐고? 난..

사진 2019.05.01

손편지 / 받는즉시 답장 주세요.^^

손편지/ 받는 즉시 답해 주세요 받는 즉시 답해 주세요. 예전 손편지를 쓸 때는 마지막엔 꼭 이런 구절을 넣는다. 받는 즉시 쓴다고 해도 4일에서 일주일은 걸리던 시절, 그 계산 안에는 편지가 도착하지 않을 것인데도 부치자마자 그날부터 매일매일 우체부를 기다리던 일 일주일이 넘어도 답장이 오지 않으면 얼마나 답답하고 허전하고 온갖 좋지 않은 상상을 다 했었던가. 기다림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상대방에게 보낸 편지의 답장을 기다리는 마음 얼마나 애틋하고 짜릿하고 가슴 설레었던가! 제자의 손편지를 받고 즉시 답장을 해 준다는 것이 차일피일 미루다가 열흘이 넘어버렸다. 간단하게 한 줄이라도 빨리 답장을 해 주는 것이 기다리는 사람을 덜 지루하게 하는데 말이다. 종일 기다리던 편지는 안 오고 우체부가 ..

나의 글 2019.04.29

고향 옛집에 목련꽃은 지고...

그리움으로 가슴 저리던 날들은 지났다. 사람을 깊게 사귀지 않고 오히려 가볍게 사귀려 애썼다. 직장에 충실하고 현실에 안주하고 그냥 그렇게 바쁘게 살아왔다. 그렇게 살아온 것이 참 잘한 것 같았는데 아닌 것 같다. 이제 와서 보니 이 세상에 온전히 내 편인 사람이 없다. 자식도 품 안의 자식이고 부모님은 이미 이 세상에 없고... 어떤 일을 하건 어떤 상황에서건 온전히 내 편인 사람, 잔소리 하고 꾸중을 하더라도 결국은 보듬어 주는 사람, 엄마, 아버지가 보고싶었다. 힘들고 짜증 날 때 생각나는 사람, 자식이나 남편이 아니라 엄마, 아버지가 보고싶었다. 산소에라도 갔다 오면 마음이 덜 허전할까? 고향 옛집엔 목련꽃 매화꽃 지고 산당화가 한창이고 반겨주던 큰언니도 없고 나이 든 조카 혼자 집을 지키고 있다..

그냥 2019.04.06

지하철 풍경 / 무엇이 옳은 것인가?

아침 출근길 지하철은 빈 좌석이 잘 없다. 학생들이나 출근하는 사람들로 항상 붐빈다. 1호선을 타고 2호선을 갈아타야 하기에 아예 앉을 생각을 하지 않고 서 있다. 오늘은 다리가 많이 불편하신 할아버지 한 분이 노인석 있는 곳이 아닌 중간 문으로 승차하셨다. 노인석도 빈 좌석은 없었지만 다리가 불편해서 그 곳까지 걸어가시지 못할 정도였다. 서너 정거장을 갈 때까지 아무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바로 앞에 휴대폰을 만지고 있는 여학생에게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자리를 좀 양보하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으나 참았다. 다음 정거장에 내리기 전에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키지 않는 말을 한다는 건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지 모른다. 할아버지 어디까..

그냥 2019.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