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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원의 가치 / 물김치 한 통

운동을 하고 마트에 들러서 야채를 살까 하고 둘러보았다. 언제나 생각하는 건데 농산물이 너무 헐값인 것 같다. 농산물이 너무 싸면 왠지 속상하고 안타깝다. 농사를 지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수확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손길이 간다는 것을... 단배추 한 단에 천원이다. 이 값은 누가 정한 것일까? 말이 한 단이지 무거워서 가지고 올 수 없을 만큼이다. 그것도 깨끗이 다듬어서 비닐봉지에 넣어두었다. 밭 갈고 씨 뿌려서 솎아내고 물주고 뽑고 다듬고 봉지에 넣고 그렇게 해서 마트에서 단돈 천원이다. 농사를 지은 사람은 도대체 얼마를 받았을까? 요즘 열무나 단배추로 김치나 물김치를 가득 담아두면 다른 반찬이 없어도 뭔가 든든하고 푸짐한 느낌이다. 거기에 된장만 있으면 밥 한 그릇 뚝딱 할 수 있다. 그러나 야채..

그냥 2018.06.22

순천 문학관 / 김승옥, 정채봉

순천 문학관 / 김승옥, 정채봉 역시 사람은 시간이 여유로워야 생활도 여유로워진다. 교재 연구할 것도 없고 상담할 학생도 없고 그냥 그날 출근해서 그날 일 열심히 하면 된다. 시간이 많다 보니 토요일 일요일 집에서 아무 것도 안 하고 보내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어디론가 가고 싶다. 휴일은 반드시 집에서 쉬어야 한다는 지론을 벗어났다. 평일엔 일찍 퇴근하여 운동까지 할 여유가 생겼다.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을 해보자. 순천만 갈대밭을 보고 온 지가 6년쯤 되었나? 무진 기행에서 무진이 상상의 도시라고 했는데도 거기 가면 무진이란 도시가 있을 것 같았다. 그땐 늘 그랬다. 회색의 도시, 안개에 가려진 도시, 맑고 투명해야 할 나이에 앞은 늘 안개였다. 누구나의 가슴 속엔 무진이 있는 것이다. 언제나 ..

사진 2018.06.19

대구미술관 / 김환기전

대구 미술관 / 김환기 전 6월 13일 전국 동시 지방선거로 인해 임시공휴일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운동 한 시간하고 투표를 하고 한 달 전부터 약속해 놓은 동료 샘들과 대구 미술관에서 만났다. 대구 미술관 옆에 있는 월드컵 경기장 주변 걷고 월남 쌀국수 먹고 대구백화점 아울렛과 신세계 백화점 한 바퀴 돌고 왔다. 유월 하루 해가 참 길다. 김환기 화백 하면 우선 푸른색이 떠오른다. 추상 화가이지만 그림이 난해하지 않다. 서구적이라기보다는 한국적인 정서가 스며 있다. 달이나 항아리 같은 둥근 이미지가 많다. 푸른색과 둥근 이미지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미술은 질서와 균형이다’ 라고 말한 김환기 화백의 스케치북 밑그림을 보니 수학 계산 한 것 같은 숫자가 여기저기 적혀 있었다. 철저히 계산을..

사진 2018.06.13

유월 아침 / 개망초꽃, 기생초꽃

유월이다- 했는데 벌써 열흘이다. 어제는 서울 예식장 다녀왔고 아침엔 강변 산책했다. 개망초꽃 피기 시작하고 기생초도 군데군데 피고 있다. 작년 이맘때나 재작년 이맘때나 같은 일기 쓰고 같은 사진 찍고 바람보다 먼저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꽃들 흔들림에 흔들림을 더하며 그래도 무너지진 않고 잘 견디고 있다. 그저께 백화점 가서 육백칠십만 원짜리 가방을 선뜻 예약하는 그녀를 보고 뒤돌아서서 지랄지랄돈지랄 했지만 부러우면 지는 거고 그럴 수도 있는 거고 어제 강남 일 번지 무슨 예식장 억 소리 나는 호화 결혼식 모든 것이 최고급이라 입도 눈도 호강했으니 그럴 수도 있는 거고 금호강물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흐르고 개망초꽃, 기생초꽃 그 자리에서 반겨주니 변하는 건 변하라 하고 떠나는 건 떠나라 하면..

그냥 2018.06.10

어제 그리고 오늘 / 신경끄기의 기술

어제 그리고 오늘 / 신경끄기의 기술 낮잠 뒤의 이 고요한 침잠, 눈을 떴지만 한참 멍한 상태, 이승과의 이별인 듯 깊이도 알 수 없이 스르륵 추락하는, 놓쳐 버린, 꺼져 버린... 모르겠다.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 *** *** 1. 어제 대구에 있는 넷째 언니 생신이었다. 언제나 곁에서 엄마같이 챙겨주는 언니다. 조카네 집에서 모두 모여 웃고 떠들다가 늦어서 함께 밤을 새고 아침에 헤어졌다. 언니 집에서 대학을 다녔으니 조카들과는 형제나 다름없고 나를 위해주고 따른다. 그들도 부모가 되었고 이제 언니 연세 일흔여덟 할머니가 되었다. 힘들 때마다 서로를 보듬었던 가족, 그래도 조카들이 잘 자라서 엄마를 잘 챙겨주고 며느리가 집에서 생신상까지 차려주니 다행이다. 아침에 집에 와서 깊은 낮잠을 자고 ..

그냥 2018.06.03

오월의 폭우? / 지나가는 것

세상이 컴컴하다. 폭우가 쏟아진다. 창문 닫을 겨를도 없이... 예고는 있었겠지만 예상하지 못하고, 갑자기 뛰어드는 이 바람이라니... 이 빗물이라니... 그렇지, 잠시만 기다리면 되는 것을... 지나가는 것을... (하필 수업 마치는 시간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졌다. 어떡하나? 우산도 준비하지 못했는데... 호들갑 떨었으나 10 여분 만에 그쳤다.)

사진 2018.05.30

시간 보내기 / 화첩기행 다시보기

시간 보내기 / 화첩기행 다시보기  오랜만에 꼬박 열 세 시간 한 가지 일에 몰두했다.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서 책을 보다가 어두워서 시계를 보니 저녁 일곱 시다. 오늘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책 다섯 권을 수박 겉핥기 식이지만 계속 읽고 있었다. 제목은 화첩기행>, 화가 김병종 교수의 그림보다도 글에 매료되었던 적이 있었다. 화첩기행 시리즈(전 5권)를 꼭 사봐야지. 거기 나오는 그 지역들을 꼭 여행해 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이렇게 빨리 지나갔다.  한 달 전 친구에게 문자가 왔다.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말하라고 했다. 한 달 전에 나도 오백만 원 정도의 도서실 책을 구입해야 했다. 읽고 싶은 책, 권하고 싶은 책이 있으면 도로 내게 말해달라고 했다. 지금은 인문학을..

나의 글 2018.05.27

난 아직 아니다?

난 아직 아니다? 톡으로 손주 자랑 아픈 자랑 할 나이인가? '난 아직 아니다' 라고 뒤로 빠진다. 그런데 여기저기 아픈 건 확실하다. 모두 반액 대매출 해야 된다고 해서 웃었다. 난 아직 아니라고 빨간 구두를 신고 나섰다. 난 아직 아니라고 청원피스를 입고 나섰다. 그런데 날씨가 왜 맨날 이렇게 추운 거야? 젊었다고 말하려면 춥다고 말하지 말아야지. 춥고 배고프다. 으스스 한기가 든다. 보는 이 없으니 털신을 신어야지. 아무도 없는데 담요를 덮어 쓰야지. 청춘의 계절 오월, 그래도 오월 속에 있다고?

그냥 2018.05.24

아주버님의 문자...

아주버님의 문자 생활에 긴장감이 풀리고 시간이 많다 보니 생각의 여유가 있다. 생각이란, 말 그대로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이기에 자유롭다. 긴장감이 없으니 실제로 할 수 없는 것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몸이나 마음이 너무 편한 것 같다. 쓸데없는 상상을 많이 하는 걸 보니... 연이어 휴일이어서인지 요일을 깜빡 했다. 겸무 학교를 잘못 알고 간 것이다. 중요한 USB도 가지고 가지 않았고 어제 오늘 계속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찍 출근했고 학교가 바로 가까운 곳에 있어서 다행이지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어떤 일에 집중을 하는 것인지 중요한 걸 챙기지 못할 만큼 산만한 건지 모르겠다. 종일 폰을 만지고 있었다. 수십 번 수백 번은 열어본 것 같다. 톡이나 문자나 즉시 답이 오지 않으면 뭔..

그냥 2018.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