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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을 돌아보며 / 생일

항상 2월은 싫다고 말한다. 그 2월 중에 생일이 있었다. 환갑이라나? 만감이 교차하는 2월에 만감이 교차하는 생일이었다. 여기까지 왔구나, 잘 산 건지 잘못 산 건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여기까지 오게 되었구나, 돌아보면 긴 것 같지만 또 생각해보면 어느새 내 나이 이렇게 되었는지... 짐을 싸서 돌아올 땐 언제나 먹먹하고 눈앞이 흐렸는데 이번엔 홀가분한 마음으로 웃으면서 떠나왔다. 그만큼 정을 주지 않았고 이제 정말 떠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세상은 너무 많이 갑자기 변했다. 젊은 세대를 따라갈 수가 없다. 내 가슴 속에 사랑이 존재하긴 할까? 그냥 무덤덤이다. 크게 감동하지 않는다. 포용력이 없어진 건가? 2년 전에도 이러했던가? 그랬던가? 동료교사나 학생들에게 이렇게 실망 한 적이 있었던가? 시대..

사진 2018.03.03

[스크랩] [김윤덕의 新줌마병법] '로댕'보다 아름다웠던 내 아버지의 '누드'

[김윤덕의 新줌마병법] '로댕'보다 아름다웠던 내 아버지의 '누드' '광야를 달리는 말이 마구간을 돌아보랴." 호기롭게 외친 이는 소설가 김훈의 아버지입니다. 그는 실패한 영웅이자 혁명가이며 이상주의자였지요. 식민지배와 해방, 전쟁과 독재를 온몸으로 겪었으나 끝내 광야를 제패하지 못하고 풍운아로 떠돈 영웅은 쓸쓸히 죽음을 맞습니다. 김훈은 소설 '공터에서'를 통해 그 임종을 서늘히 묘사합니다. '마동수는 빈방에서 죽었다. 마지막 날숨이 빠져나갈 때 마동수의 다리가 오그라졌다. 사체는 태아(胎兒)처럼 보였다.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사체는 입을 벌렸고 턱에 침이 말라 있었다.' 산송장이나 다름없는 소설 속 아버지가 군에서 휴가나온 아들에게 아랫도리를 맡긴 채 용변을 치우게 하는 장면은 더욱 참담합니다. '..

자료방 2018.01.30

어제 하루는 따뜻했네 / 두 남자^^

한 사흘 날씨가 엄청 많이 춥다고 해서 집에만 있었다. 그런데 지난 주에 제자와 어제 만나기로 약속을 한 터였다. 그저께 삼천포로 빠졌다가 제자와의 약속 때문에 어제 일찍 왔다. 가끔씩 학생들과 밖에서 만나기는 하지만 모두 여학생들이었다. 5, 6년 전 중학교 2학년 이었던가? 담임도 하지 않았었는데 그때 가르친 학생이 가끔 문자를 보내오곤 하더니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수줍음을 많이 타고 착하고 모범적인 학생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의대를 가서 의사가 되고 싶다고 하던 그 학생은 재수를 하게 되었고 올해는 진로를 바꿔 교사가 되기로 하고 사대에 합격했다며 연락이 온 거다. 학교도 사회의 한 단면이니 일어나는 일들도 다양하고 학생들의 성향도 다양하다. 글로 쓰려면 참 쓸 것이 많지만 소재로 삼진 않게 된..

그냥 2018.01.28

인제 자작나무 숲 / 부드럽고 따스한...

자작나무라고 하면 자작자작 불 지피는 소리 들리는 듯하다. 자장자장 자장가 소리 들리는 듯하다. 겨울, 흰눈, 부드러움, 왠지 평온한 마음이 앞선다. 전 근무지의 동료들과 인제 자작나무 숲을 찾았다. 목소리 높이지 않는 있는 듯 없는 듯한 사람들과 자작나무의 부드러움과 따스함을 함께 하며... 자작나무 껍질이 아기 피부보다 더 부드럽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나무를 안아보았다. 나무가 따뜻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자작나무(白樺) -백석-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산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모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감로같이 단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산 너머는 평안도 땅도 뵈인다는 이 산골은 온통 자작나무다

사진 2018.01.23

당진 왜목마을 가다

당진 왜목마을 가다 일몰과 일출을 같은 장소에서 볼 수 있다는 곳 왜목 마을, 어디에서건 해가 뜨는 곳이 있으면 해가 지는 곳이 있을 텐데 굳이 그곳에서 해 지는 모습과 해 뜨는 모습을 봐야 한다며 일정을 정했다. 사람들은 해가 바뀌게 되면 좀 더 위치가 좋은 곳에서 새로운 기분으로 일몰과 일출을 보려고 한다. 지난해 보다는 뭔가 달라질 것을 기대하는 마음이기도 할 것이다. 새해가 바뀐 지 보름이 다 되어 가는 지난 13일 토요일, 충남 당진 왜목 마을로 1박 2일 일몰 일출 여행을 떠났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명소라는 과장광고 문구를 친구가 봤나 보다. 서해안의 풍경들은 며칠 전 내린 눈으로 인하여 온통 하얀색이었다. 그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겨울 여행의 낭만을 즐길 수 있었다. 왜목 마을에서 오후..

사진 2018.01.20

한 해의 마무리를 대만에서

한 해의 마무리를 대만에서 2017년 12월 29일 금요일 방학식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직장에 출근하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지나간다. 연말이고 학년말이고 3학년 졸업이 있기에 모든 일을 오늘 시점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어쩜 직장 생활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므로 주변을 정리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 일 년 전부터 언니와 나를 위해 이질들이 여행 적금을 들었다고 한다. 새해 연휴가 아니면 다 모일 수가 없으니 29일부터 새해 1월 2일까지 3박 5일 가까운 대만 여행을 가기로 했다는 것을 오래 전에 들었지만 일이 바빠서 짐을 미리 싸 놓지도 않고 그냥 따라가기만 하면 되겠지 하고 있었다. 방학식 하고 집으로 와서 짐을 싸고 집 가까이 있는 공항 덕을 보게 되었다. 대구 언니네 식구와 처..

사진 2018.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