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에서 46

편지 / 수취인 부재

수취인 부재 (아들이 받은 편지) 빈 종이를 펼치고 연필을 꺼내 들고 그 사람을 생각하고 둘만의 시간, 정갈한 마음으로 첫인사를 눌러 적는 순간, 내겐 그 순간이 첫 키스보다 달콤한 순간으로 기억된다. 인연이 만들어 내는 가장 아름다운 소통, 편지- 블로그란 공간은 글로써 사람을 만나는 공간이다. 그래서 내가 쓰는 글은 나에게 쓰는 편지일 수도 있고 어쩜 누군가가 읽어주길 바라는 내 마음속 편지인지도 모른다. 모든 배경을 제외한 문자만의 소통, 행간에 숨은 의미까지 읽지 않으면 진정한 소통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사진이나 그림이 아닌 문자와의 소통 눈빛이나 표정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읽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다.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외롭지 않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추억 속에서 2013.06.22

26년 전 / 가슴 큰 여자? ㅋ

26년 전 / 가슴 큰 여자? ㅋ 이런 말을 해도 되나? 나는 가슴이 크지 않다. 그러나 두 아들을 모두 모유수유 했다. 모유수유 하는 동안은 엄청 가슴이 풍만해 있었다. 가슴이 작아도 어머니의 역할을 하도록 되어 있다. 정말 사진을 한 장 남겨 놓았어야 하는데 아쉽다.ㅋ 얼마 전 '100인의 여자'인가 하는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성형수술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100명 중 99명이 수술을 원하고 그 중 상당수가 가슴 성형수술을 원한다고 했다. 이럴 경우 그 한 명은 이상한 여자로 찍히고 만다. 요즘 우리 사회의 요상한 세태를 말해 주는 것이다. 이 나이 되도록 가슴에 대해서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매스컴에서 저렇게 떠들어대니 내가 죄인인 것 같기도 하다. 우리 신랑은 가슴 큰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

추억 속에서 2013.02.17

그리움의 색깔

그리움의 색깔 사람이 사람을 만나지 않고 살 수 없듯이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그리움을 덮으려고 한동안 엉뚱한 말들을 많이도 했지만 그리움이란 가려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그리움 뒤에는 파란 잔디밭이 펼쳐질 때도 있고, 햇빛 반짝이는 강물이 흘러갈 때도 있고, 보라색 라일락꽃 향기가 스쳐 갈 때도 있다.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번질 때도 있고 겨드랑이 양쪽으로 짜릿한 전율이 흐를 때도 있고 눈가에 아련한 이슬이 어릴 때도 있다. 그러나 어떤 그리움 뒤에는 캄캄한 어둠이 보일 때가 있고, 차갑게 얼어붙은 강물이 마음속을 시리게 할 때가 있고, 닦아도 닦을 수 없는 안개 같은 먼지가 뒤덮일 때도 있다. 조각난 그림 맞추기처럼 가슴 무너지게 하는 회한과, 원망과 분노로 입술 깨물게 할 ..

추억 속에서 2013.01.12

다듬잇돌 / 맞아야 제 구실을-

다듬잇돌 날씨가 추워졌다. 베란다 청소를 하다가 평소 아무 생각 없이 봐 왔던 다듬잇돌에 눈이 갔다. 어머니가 열세 살에 시집 와서부터 쓰시던 다듬잇돌이니 백 년이 다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 시골집 마루 귀퉁이에 언제나 묵묵히 근엄하게 자리하던 묵직한 다듬잇돌, 가끔씩 이불호청이나 아버지 무명 바지 저고리를 반듯하게 하기 위해 많은 시간 공들여서 두드리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그립다. 맞아야 제 구실을 하고 두드려야 반듯해지던 것들... 이제 사랑으로 두들겨 주는 사람도 맞아야 할 것들도 사라져 버리고 다듬잇돌은 제 구실을 잃어버리고 베란다 한 귀퉁이에서 꽃나무 받침용으로 하릴없이 앉아 있다. 여태껏 우리 집 베란다에 다듬잇돌이 있는 줄도 모르고 꽃나무만 바라보고 있었다. 학생들한테 맞아도 학생들을 체벌하지..

추억 속에서 2012.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