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마지막 날, 종일 여름비 내린다.
까마득한 그 해 여름 동성로에서 미팅이 있었다.
남자를 만난 기억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쏟아진 소낙비에 얇은 브라우스가 흠뻑 젖어서
어찌할 바를 모르던 날이 있었던 것 같다.
느닷없이 왜 그 기억이 떠오르는지...
음악 감상실에 늘 함께 다니던
그 날의 단짝 친구는 지금 이 세상에 없고
그 남학생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할까?
그냥, 여름비 내리는 오늘 추억을 추억해 본다.
어쩜 있지도 않은 추억인지도 모르겠다.^^
비 오는 날 LP판 듣기 / 너무 오래 사용하지 않았더니 바늘이 판에 닫지 않는다. 그래서 동전으로 눌렀다ㅋ 소리도 좋지 않고...
촌녀~ㄴ이라 레코드판 접할 기회가 잘 없었는데... 팝송, 레코드판, 통기타가 그 당시 문화였으며 젊음의 상징이기도 했다.
사실 난 팝송을 잘 모른다. 그 때의 문화 코드였기 때문에 그냥 즐긴 것 같다.
닐 다이아몬드의 '어느 9월의 아침'이 보인다. 이것 보다는 'Be(갈매기의 꿈 중에서)'를 주로 들었던 것 같다.
79년? 아! 옛날이여...
LP판의 추억은 멀어져도... 책, 테이프, 레코드, CD... 내 주위에 이런 것들이 없었다면?
더 이상 추억을 추억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또 이렇게 추억 속에 잠긴다.
음악 감상실에 드나들던 그 방황의 날들...
스무 살, 별 아름다운 추억도 없지만
나도 그런 나이가 있었다는 것을 반추하고 싶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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