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 시험일이다.
오전에 시험 끝나고 학생들 다 가고 없는 텅 빈 운동장에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 내려서 쌓인다. 잠시 기억의 현기증...
이럴 땐 첫사랑의 기억이 없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다.
첫눈은 언제 온 지도 모르게 밤에 살짝 왔다가 사라지고
대구에는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펑펑 함박눈이 쏟아진다.
아무도 눈 온다고 전화 한 통화 안 오고 아, 한 통화 받긴 했다.
때 마침 온 전화에 '와, 함박눈이다~' 하고 소리 치고 싶었다.
눈은 이렇게 우리들 마음을 설레게 하고 들뜨게 한다.
함박눈이 와도 전화 한 통 하지 않는 바쁜 사랑일랑 버리고
아니, 애초부터 있지도 않은 사랑일랑 기다리지 말고
껴안고 뒹굴고 싸우며 깊이 정든 그리움을 만나러 가기로 했다.
마침 오늘 고3 제자들을 만나기로 약속을 해 둔 터다.
오늘 아니면 다 함께 만나기가 어려울지도 모르니
내가 그 쪽 학교로 가기로 했다. 옛날의 그 운동장에
축복처럼 함박눈이 내리고... 내려서 쌓이고...
우리들 따뜻한 정도 이렇게 함박눈처럼 쌓이고...
오랜만에 보는 눈사람- 여학교 학생들이 그래도 낭만이 있다.
'사랑'을 버리고 '그리움'을 만나다
난 워디? 우리는 친구?ㅋㅋ
착하고 이쁜 친구 같은 요넘들
네 꿈을 펼쳐라 - 잊지 못할 여고 졸업반
카메라를 가지고 갔어야 하는데... 폰으로 찍어서 보내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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