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버스가 떠났다
버스가 떠났다 버스가 떠났다. 한동안 멍하니 버스 꽁무니만 바라보고 있었다. 한 2, 3분 정도, 그래, 내 생애에서 이렇게 2, 3분 정도만이라도 그를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방금 보낸 아들 생각을 한 것이 아니라 15년이 넘은 그때 보낸 그를 떠올리고 있었다. 잘 있느냐? 잘 있어라. 말 한마디 할 수 있는 2, 3분의 이 시간- 해병대에 입대한 아들이 6주간의 힘든 훈련을 끝내고 후반기 교육을 받기 위해 동대구역에서 이동을 한다고 했다. 그를 꼭 빼닮은 멋진 아들이 어느새 장성해서 군대에 간 것이다. 입대하는 날 아침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기껏 아들이 좋아하는 깻잎쌈을 싸서 입에 넣어주는 것이었다. 염려와 당부의 말을 되풀이하면 오히려 잔소리로 들릴 것이고 서로가 눈물을 보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