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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새벽 빗소리에 잠이 깨어 한 두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아직 2시였다. 3시나 4시라면 곧 날이 밝겠지만 아직 멀었다. 한참을 뒤척이다 시계를 보니 아직 4시다. 불을 켰다. 오늘이 2021년 6월 23일이다. 꼭 10년 전 이 블로그를 개설한 날이다. 이맘때쯤의 날씨가 그리움을 불러오는가? 10년 전 그 때 나는 어떤 모습이었나? 변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참 많이 변했다. 모습도, 생각도... 퇴임후 시간이 너무 많아서 무엇이라도 할 것 같았는데 정작 꼭 해야만 할 책무가 없으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컴퓨터 앞에 앉는 것 조차 하지 않고, 하기 싫다. 인생 2모작이라고 하는데 별로 다가오지 않는 말이다. 코로나 핑계를 대지 않아도 별로 재미있는 일이 없다. 이 해도 반년이 지나갔다. 그..

그냥 2021.06.23

헝클어진 실타래를 풀며-

헝클어진 실타래를 풀며 방학과 퇴직은 다르다. 놀아도 달콤한 휴식은 아니다. 그러나 출근을 걱정 안 해도 되니 이전보다 수면에 대한 스트레스는 적다. 보통 저녁 9시나 10시에 자면 5시 정도에 일어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다. 눈이 나빠진 탓으로 책을 계속 읽을 수도 없고 밤에 딱히 할 일이 없으니 더 일찍 자게 된다. 어쩌다가 새벽 2시나 3시에 일어나게 되면 그 한밤중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소리 나지 않는 일을 해야 하니 서랍 정리나 옷장 정리를 하면 시간은 잘 간다. 새벽에 일어나서 옷장 서랍을 정리하다 보니 잘 사용하지 않는 반짇고리함이 있다. 반짇고리함에는 아이들 돌잔칫상에 올렸던 무명 실타래가 헝클어져 있다. 무명실 쓸 일은 별로 없으니 어쩌다 한 가닥씩 뽑아 쓰고는 그냥 두었더니 ..

그냥 2021.03.14

조동진 / 제비꽃

제비꽃에 대하여 / 안도현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적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한번 건드려 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거야 사랑이란 그런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 포기를 피워 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음악방 2021.03.09

잠시 힐링 / 서귀포 2박 3일(2020.1.19.~1.21.)

방학이 시작되나 했는데 벌써 방학이 끝나간다. 이제 이런 아쉬움과 안온함의 방학이 의미가 없어지겠지. 어디서 전화오지 않은 날은 종일 말 한마디도 하지 않은 날들이 반복되었다. 그때 마침 친구의 전화, 제주도 비행기표가 5,600원?(아님)이라는 말끝에 됐나? 됐다. 일사천리로 떠난 서귀포 여행 이야기의 주제가 같고 취향이 비슷하면 그것 자체가 힐링이 될 수 있다. (둘이서 마스크 쓰고 다녔으니 방역지침을 크게 어긴 건 아니겠지.^^)

사진 2021.01.28

<슬기로운 집콕생활> Aphrodite's Child / Spring Summer Winter And Fall

슬기로운 집콕 생활이 많이 소개 된다. 본의 아니게 집콕을 해야하는 시기이다. 방학이다. 아니, 이제 앞으로 영원히 방학이다. 한 달 논다고 생각하면 앗싸! 할 건데... 종일 한 마디도 못 할 상황이 생기기도 할 것이다. 푹신한 침대도 소파도 없어서 방바닥에 주로 앉아서 컴퓨터를 하니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궁디가 배긴다.^^ 할 일이 특별히 없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텔레비전도 별로 흥미가 없고... 며칠 전에 턴테이블(오디오 플레이어)을 샀다. 전축은 버렸지만 오래된 레코드판을 버리자니 그렇고... 집콕 생활 준비다. 음질 좋은 CD보다야 낫겠냐만 정말 오랜만에 레코드로 음악을 들었다. 오우! 뭉클! 스무살 그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다. 아포로디테스 차일드의 봄, 여름, 겨울, 그리고 가을.....

음악방 2021.01.08

새해 아침

신축년 새 해가 바뀐지 닷새째다. 집에 가만히 있어도 해는 떠오르는데 그래도 해마다 아양교 기찻길에서 새해맞이를 했다. 새벽에 눈이 뜨여서 집앞으로 나가봤다. 코로나가 와도 해는 떠오를 것이고 일찍 일어났으니 집앞으로 나간 것이다. 기찻길은 폐쇄되어 있었다. 차로인 아양교 위에서 신축년 새해를 맞이했다. 해가 떠오를 때 경건한 마음으로 소원을 빌어야 하는데 또 소원을 제대로 빌지 못했다. 올해는 내게 새로운 해가 될텐데 모르겠다. 어떻게 될지는...

카테고리 없음 2021.01.05

선운사 감나무

친구따라 강남 간다고... 답답하던 차에 친구가 부안에 함께 가자고 했다. 하루 종일 고민하다가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니 오케이~^^ 여태껏 비교적 말 잘 듣는 모범생으로 살아오지 않았던가? 당연히 말 안듣는 학생도 있고 어른도 있는 법이다. 친구와 단 둘이 가는데 예방 수칙을 잘 지키면 되지 ㅎ 평생 남의 눈 때문에 할 일도 못하고 살았는데 남의 눈 좀 의식 안하면서 살고자 하니 또 이런 날이...ㅠ 선운사 동백 선운사 동구 / 서정주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아직도 남았습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디다. 선운사 감나무^^ 그저께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필 생각도 하지 않고 며칠 ..

그냥 2020.12.21

아들과의 데이트 / 포항시립미술관

우리 나이가 되면 자식 바라기가 되는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모임이 없으니 더 자식들이 보고파진다. 언제 오려나? 그러나 자식 사랑은 언제나 짝사랑이다. 일요일, 아들과의 데이트, 가까운 포항에 갔다 왔다. 우린 세 식구 모두 산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트라우마가 있는가? 동해 바다는 그냥 보기만 해도 가슴이 확 트인다. 큰 애가 회를 좋아하지 않는터라 점심으로 간단하게 가자미 물회를 먹고 그나마 공통 관심사인 미술관 다녀왔는데 그래도 나는 좋다. 또 언제 오려나? 근래에 어느 도시나 미술관은 건축물이 아름답고 볼 것이 많다. 포항 시립미술관에서 조각가 이점원의 작품이 전시 중이었다. 가족을 주제로 한 작품이 많아서 관람을 하다보니 새삼스레 가족의 소중함과 따뜻함이 다가왔다. *포항 시립 미술관에..

사진 2020.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