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312

571돌 한글날 / 개이득(?)

571돌 한글날이다. 우리 국민은 한글 창제에 대해서 얼마나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까? 진정으로 한글의 소중함을 생각하고 있을까? 한글날은 공휴일 정도로 생각하고 있지나 않는지... 사실 글자는 한글로 쓰지만 말은 이미 글로벌화(?) 된지 오래다. 한글로 쓰였지만 읽어도 뜻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 ‘개이득’이란 프로그램이 자막에 보였다. 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는 터라 내용은 잘 모르고 잘못 봤나? 다시 확인했다. 이 곳 저 곳 채널을 돌리다가 요즘은 방송을 하는 사람들의 언어가 전혀 걸러지지 않고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제재가 없이 꾸미지 않은 리얼리티(?)라서 좋은 건가? 언어뿐만 아니라 옷차림도 그렇고 요즘은 그야말로 하고 싶은 대로다. 오히려 예의를 지키면 고리타분한 사..

그냥 2017.10.09

참 쓸 게 없네.

한 때 신문기사를 보고 가슴 찡한 사연들을 스크랩한 적이 있었다. 아름다운 사연이나 작은 글 한 줄에도 가슴이 찡해 오던 때가 분명 있었다. 나는 책을 보거나 글을 쓸 때가 행복하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빨리 퇴근해서 글 한편 올려야지 하던 때가 분명 있었다. 학생들에게 열정을 다하고 정말 사랑스러울 때가 있었다. 아무리 말썽을 피워도 집에 오면 생각나곤 하던 때가 분명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情이 작동하지 않고 할 말도 쓸 말도 별로 없다. 가식적이고 비판적인 말과 글이 가득 고여 있다. 세상이 변했는데 나라고 변하지 않을까? 가치관의 혼란, 혼돈으로 내 말이 맞다 라고 할 수가 없다. 9월 한 달 동안 블로그에 글 하나 올렸구나. 이 좋은 계절에 감동할 일이 없다니... 오늘 하루 온전히 혼자 ..

그냥 2017.10.03

6월 / 언니를 보내고

6월 / 언니를 보내고 안양 중앙성당 마리아상 (펌) 6월은 여름이 시작되지만 마음은 엄숙하고 스산하다. 그저께 일요일 둘째 언니를 영영 보내고 왔다. 언니가 다니던 안양 중앙 성당에 여섯 자매 중 남은 네 명이 모였다. 재작년 85세의 첫째 언니를 보내고 그저께 84세의 둘째 언니를 보내고... 결혼 후 둘째 언니와 이웃에서 함께 살며 친구처럼 붙어 다니고 매일 통화를 하던 셋째 언니는 가슴을 치며 오열을 했다. 제망매가를 지은 월명사 생각이 났다. 그러나 한 가지에 태어난 형제이지만 자주 보지 못한 탓에 슬픔도 그만큼 진하지 않았다. 까마득한 옛날이야기 같다. 우리 여섯 형제가 모이면 둘째 언니는 개그맨보다도 더 우리를 웃겨 주곤 하던 때가... 딸 여섯 중 가장 못생긴(?) 둘째 언니 하필이면 둘째..

그냥 2017.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