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312

2012. 7. 21. 그를 만나고-

노트북의 마지막 장면이 한참 여운으로 남습니다. 노년의 노아와 엘리가 손을 꼭 잡고 잠든 모습에 가슴이 찡해집니다. 첫 장면 노을이 물든 해변 멀리 사라지는 배와 지는 해 날아가는 새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치매의 엘리, 머지않은 날 우리의 모습이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려옵니다. 그러나 앨리는 참 행복한 인생을 살았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나는 먼 훗날 아무 아름다운 추억하나 없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며 한편으로 쓸쓸해집니다. 첫 부분에서 노아의 한마디- 나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고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지극히 한 사람을 사랑했으니 한 가지 눈부신 성공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아름다운 사랑- 그것이 어떤 것일까? 참 불행히도 그것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노트북을 보고..

그냥 2012.08.04

벽을 보며 / 2012년 6월 16일

그냥,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참 황당한 일들이 많다. 블로그도 사람들이 오가는 공간이다 보니 예상치 않은 오해와 상처를 남긴다. 벽을 보고 묵언을 하다가 벽걸이를 본다. 어느 먼 옛날 뉘 집에서 밟히고 밟혔을 마루 바닥이었을지도 모르는, 바람같은 세월에 무수히 흔들리고 흔들렸을 부엌문이었을지도 모르는 저 벽걸이, 밟히고 흔들리고 썩어서 아름다운 벽걸이... 산기슭 어디에서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여린 초롱꽃 한 가지, 어쩌다 여기까지 와서 너를 만났을까?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이구나! 견디어 내는 것이구나! 밟히어도 흔들려도 외로워도......

그냥 2012.06.16

갱년기? / 일탈, 낯선 곳으로

일탈... 낯선 도시에서의 낯선 모임,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왔다. 토요일, 바쁘게 예식장을 다녀와서 혼자서 기차를 탔다. 내가 아는 몇 사람, 내가 아는 좁은 구역을 벗어난 참 오랜만의 외출이었다. 사추기인가? 갱년기인가? 누군가 그리워지고 가슴 시리고 사는 것이 덧없고 우울하고 갑자기 얼굴 붉어지고 열나고 그러다가 또 춥고... 수업시간 중1 남학생 왈, 샘, 갱년기인가 봐요. 석류가 좋대요.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우리 이모가 갱년기거든요. 냉장고 안에 석류즙만 가득해요. 화내면 안 좋다던데요. 풉, 그렇구나... 우리집 남자들은 모두 멀리 있고 작은아들 왈, 엄만 왜 계추 같은 것도 없어요? 시끄러운 것 싫으면 엄마와 비슷한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카페활동을 해보세요. 밖에 안 나가도 생각이 비..

그냥 2012.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