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에서

다시 4월 14일 (선운사에서/최영미)

몽당연필^^ 2013. 4. 14. 15:14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최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