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리움에 지치거든 / 오세영

몽당연필^^ 2019. 5. 28. 13:04


교정에 등꽃 핀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 지났나? 사진 올리기 전에 등꽃은 지고 오월의 마지막 주다.







그리움에 지치거든



            - 오세영-


그리움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등꽃 그늘 아래 앉아

한 잔의 차를 들자


들끓는 격정은 가고

지금은

평형을 지키는 불의 물

청자 다기에 고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구나


누가 사랑을 열병이라 했던가

들뜬 꽃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마른 입술을 적시는 한 모금의 물


기다림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등꽃 푸른 그늘 아래 앉아

한 잔의 차를 들자.




 찬란한 보랏빛 등꽃이 진 자리 이렇게 초록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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