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또 다시 시작이다.
내일부터 새 학기가 시작 된다.
이맘때쯤엔 늘 이런 말과 함께 또 다시란 말을 쓴다.
3월 일기를 들춰 본다. 블로그에 일기 안 쓴 지가 2년쯤 되었나?
그동안 할말은 많았는데 입이 얼어붙어 있었다.
글을 쓰면 자꾸 비판이나 불평불만을 표출하게 되는 것 같아서
아예 관심을 다른 곳에 두고 놀고 먹는 데만 열중했다.
학생들이 교사를 고발하고 교사가 학생들을 고발하는 이 시대,
내가 지켜오던 가치관이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가는 변화된 이 시대,
열정도 사랑도 식어버렸기에 그냥 못 본 척 못 들은 척 하면 그만이다.
연두빛 물방울 무늬 필통을 사고 노란 후리지아꽃을 꽃병에 꽂고
첫 날, 첫 만남에 입을 옷을 옷걸이에 걸어놓고
3월 새 학기를 기다리던 두근거림은 이제 없어져버렸다.
아무 준비도 없이 또한 아무 부담도 없이
설렘도 없이 걱정도 없이 내일 새 학기를 시작한다.
준비해야 할 것이 그리도 많던 그 때를 생각하면
얼마나 더 감사해야 하는지 모른다.
설렘과 기대감, 두려움이 공존하던 새학기의 시작,
어쩜 이제 내 나이가 그것을 멀리 하는지도 모른다.
익숙한 것이 이렇게도 안정감을 주는구나.
공들이지 않으니 소중한 것도 소중하지 않은 것도 없다.
살아있어서 출근할 수 있다는 이 고마움만 생각하자.
도서실에 가득한 책들이 나를 반겨주려나?
학생들의 쫑알거림도 아직은 내게 즐거움을 주겠지.
3월 다시, 아니 계속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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