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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왜목마을 가다

몽당연필^^ 2018. 1. 20. 00:32

당진 왜목마을 가다

 

 

일몰과 일출을 같은 장소에서 볼 수 있다는 곳 왜목 마을, 어디에서건 해가 뜨는 곳이 있으면 해가 지는 곳이 있을 텐데 굳이 그곳에서 해 지는 모습과 해 뜨는 모습을 봐야 한다며 일정을 정했다. 사람들은 해가 바뀌게 되면 좀 더 위치가 좋은 곳에서 새로운 기분으로 일몰과 일출을 보려고 한다. 지난해 보다는 뭔가 달라질 것을 기대하는 마음이기도 할 것이다. 새해가 바뀐 지 보름이 다 되어 가는 지난 13일 토요일, 충남 당진 왜목 마을로 12일 일몰 일출 여행을 떠났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명소라는 과장광고 문구를 친구가 봤나 보다. 서해안의 풍경들은 며칠 전 내린 눈으로 인하여 온통 하얀색이었다. 그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겨울 여행의 낭만을 즐길 수 있었다.

 

왜목 마을에서 오후 530분경의 일몰을 보기 위해 석문산에 올라야 하는데 푯말이 눈에 띠지 않았다. 그냥 뒤로 올라가면 된다는 말만 듣고 다른 방향으로 가니 사람이 없었다. 아닌가 싶어서 차를 타고 바다가 보이는 쪽으로 계속 달리니 방조제가 나왔다. 도비도 농어촌 휴양지가 있는 대호 방조제였다. 만조 시간이어선지 서해 바다도 이렇게 맑고 푸르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여기서 일몰을 보기로 했다. 그런데 해가 바다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산으로 넘어가는 게 아닌가? 해가 질 때 하늘과 바다에 비치는 노을빛이 얼마나 아름다운데 아, 그 광경을 보려고 갔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거기다가 구름에 가린 해는 어디쯤 있는지 가늠도 되지 않았다. 산 뒤로 그렇게 넘어간 줄 알고 다시 왜목 마을로 돌아오니 저기 전깃줄 넘어 붉은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그것을 잡으려고 도로를 건너 들판까지 뛰어가면서 '해를 쫒는 아이'가 되고 말았다.

 

숙소를 정해놓고 조개구이를 먹으며 그래도 바닷가 여행 기분을 냈다. 일출을 기대하며 아침 732분이 되기를 기다렸으나 해가 나타나질 않았다. 일출 마찬가지로 해가 뜨기 직전부터 불그스름한 기운이 감도는 바다와 하늘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동명 일기의 세밀한 부분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바다가 아닌 섬 저쪽 옆에 있는 높은 산 위로 떠오르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간이 걸렸는지 비로소 해의 둥근 부분이 보였을 때는 바다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중천에 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필이면 이 때 바닷물도 빠져 있었으니 어디에 해의 붉은 빛이 비친단 말인가?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둥근 해를, 바다에 비치는 노을을 볼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물론 날씨가 좋지 않아서 그랬을 수도 있고 너무 기대가 크서 그랬을 수도 있다. 그래도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곳에서 해를 봤으니 소원이 이루어지겠지.

 

가장 아름다운 일몰 일출을 보려다가 우리 동네에서 보는 것보다 못한(?) 크게 다르지 않은 해 뜨고 지는 풍경을 보고 왔다. 그래도 해를 이렇게 기다리고 쫒아다녔다니... 왜목마을 아름다운 일출 일몰을 보려면 여름에 가야 한다는 정보를 듣고 왔다. 그리고 왜목마을 해수욕장에서 일몰 일출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일몰은 석문산이나 화력발전소 뒤 석문각에서 봐야 한다는 것도 뒤늦게야 알았다. 그런데 왜목마을에 가면 무조건 바다에서 떠오르고 지는 아름다운 일출 일몰을 한 곳에서 편히 볼 수 있는 것처럼 소개되어 있다. 사실 아름답지 않은 일몰 일출이 어디 있으랴.

 

너무 과대광고를 믿지 말고 자세한 정보를 알고 차라리 마음을 비우고 떠나는 여행이 아름답다. 여름에 가면 대호 방조제에서 섬 사이로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가만히 있어도 해는 지고 해는 뜰 텐데 해를 보려고 이리 저리 뛰어다닌 날이 된 왜목 마을 여행, 일몰 일출을 제대로 못 봐서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먼 길 운전해준 소꿉친구 덕분에 그래도 멋진 겨울 여행이 되었다. 눈이 내려서 모든 풍경이 아름다웠다고 기억될것이다.

 

 

 

<해 있는 곳을 따라 다니다가 대호 방조제 근처에서 바라 본 일몰 한참 전>

  

 

 

 

 

 

 

<구름이 끝까지 해를 감싸고 다니네>

 

 

<일몰 보기를 포기하고 왜목 마을로 다시 들어서는데 저기...막 뛰어서 해를 따라 가다 생각하니...참^^ >

 

 

<그렇게 논 한 가운데서 일몰을 보고 왔다.>

 

 

 

 

 

 

                                                                             <왜목마을 일출 전>

 

 

                                                 <하늘만 바라보다 아래를 바라 보니...해 뜨는 시간 물이 빠진 자리>

 

 

 

 

<드디어 산 위로 떠오르는 왜목 마을 일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