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하는 아들들도 음식 하는 며느리들도 모두 명절 증후군이 있다고 한다.
허긴 해외로 여행 갔다 와도 여행 후의 증후군이야 있기 마련이지.
유독 명절 증후군이라고 떠들어 대는 매스컴에 불만을 가지는 걸 보니
역시 구세대인가 보다. 시댁에 가는 날이 일 년 중에 일주일도 안 되는 난
그런 점에서 할 말이 없다. 추석 전 날 가서 명절 음식 해놓고 집에 와서 자고
추석날 아침에 다시 가니 명절이라고 증후군이 있을 것도 없고 크게 힘 드는 것도 없다.
큰 형님은 시골에 계시니 당연히 형님이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고
큰 가마솥에 추어탕 한 솥 끓여놓고 반찬 다 해놓으시고 우리들을 기다리신다.
이제 질부들이 있으니 시댁에 자고 올 일도 없고 추석 날 오후에 다 나온다.
모두 친정에 가는데 부모님이 안계시니 친정도 없어졌다.
그래도 가까이 언니가 있어서 잠시 다녀왔다.
열흘이나 되는 긴 연휴이다.
추석 이튿날은 그야말로 쉬는 날이지만 친구가 안면도 여행을 제안했다.
여행사를 통한 당일치기 여행인데 추석 다음 날 누가 가랴 싶었는데 만석이다.
축제기간 동안의 여행은 언제나 기대와 빗나간다. 교통이나 주차나 음식이나
여유로움이 없다. 시간에 쫒기고 시끄럽고 복잡하고 지나친 상술에 불쾌하고...
대하 축제인데 대하 맛도 제대로 못보고 싼 것 같지 않아서 사오지도 못했다.
하루 중 버스 안에서만 거의 10시간을 앉아 있지 않았나 싶다.
오랜만에 친구와 버스여행을 하는 터라 아침 5시에 집을 나서면서 설렜는데
너무 먼 길이고 교통체증으로 인한 피로감이 쌓여 완전 지쳐서 돌아왔다.
누가 시켜서 갔으면, 시댁이 거기 있었다면 얼마나 스트레스 쌓인다고 할 것인가?
사실 명절증후군보다 훨씬 힘들고 스트레스 쌓인 하루였지만
이건 우리들이 선택한 여행이니 즐거웠다고 말해야겠지? 모두들 그렇게 말하겠지?
명절 증후군이 아닌 여행 증후군으로 오늘 하루 온 몸이 아프다.ㅎㅎ
<꽃지 해변 (할미 바위와 할아비 바위)>
<대하 축제 현장 앞 '꽃게와 대하 다리'>
<안면도 소나무 휴양림 길옆 열매와 꽃(이름표를 붙여 놓았으면...^^>
그래도 여길 보고 와서 안면도가 기억에 남을 수 있겠다. <안면암과 물 위에 떠 있는 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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