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눈 실컷 본 날 / 팔공산, 히말라야

몽당연필^^ 2016. 1. 30. 21:22

일찍 일어나 아침밥을 해놓고 아들을 깨우니 토요일이라네.

종일 밥을 차려야 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친구 전화가 왔다.

늘 먹던 칼국수보다 오늘은 그래도 폼 좀 내자고

피자에 커피를 마시고 팔공산 케이블카를 탔다.

케이블카는 바로 눈 쌓인 날에 타야 한다는 걸 알았다.

정상에 올라가는 7, 8분 동안 계속 탄성을 질렀다.

, 제주도나 홋가이도를 가지 않고도

대구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설경을 볼 수 있다니...

 

자연은 역시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해 준다.

사계절이 있다는 것이, 흰눈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어느 시인은 눈 오는 소리가 얼마나 신비롭고 설레었으면

먼 데 여인의 옷 벗는 소리라고 했을까?

마냥 행복해 하며 감탄하다가 동화사로 간다는 것이

부인사(고려 초조대장경의 판각처) 방향으로 잘못 들었다.

때론 잘못 든 길이 더 아름다울 때가 있다.

그야말로 고즈넉한 부인사에서 마음이 더 맑아지는 것 같았다. 

 

내려오는 길에 영화관엘 들렀다.

황정민 주연의 히말라야’, 오늘 눈 참 실컷 보는구나.

안방에서 다큐멘터리로 보았으면 좋았을 것을...

눈으로 인해 행복해져 있던 마음이 침울해졌다.

내가 모르는 세상, 사람들의 가치관은 저마다 다르다.

어떤 죽음일지라도 죽음 그 자체는 아름다움으로 남지 않는다.

산악인들의 뜨거운 우정과 열정에 마음이 경건해지기도 했지만

눈에 대한 설렘과 가벼움이 두려움과 무거움으로 바뀌어 버렸다.

하여튼 오늘은 '팔공산'에서 '히말리야'에서 눈 실컷 본 날이었다.

    

<팔공산 식당은 웬 오리 음식집이 그리 많은지... 한 군데 보이는 파스구찌>





<팔공산 케이블카 / 팔공산 자락에 살아도 거의 20년 만에 타 보나?^^>



<카메라도 가지고 가지 않고 탄성 지르다 아름다운 설경 담지를 못함>



























<팔공산 부인사>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벚꽃 잔치  (0) 2016.04.02
경주 양남 '주상절리'  (0) 2016.02.11
대구에도 눈이 쌓였어요  (0) 2016.01.29
첫눈 오는 날 만나자  (0) 2016.01.28
해외여행 대신 서울구경(1.18~1.20)  (0) 2016.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