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싫은데요

몽당연필^^ 2014. 1. 15. 18:43

싫은데요

 

 

평소 목욕탕이 가까워서 화장품을 가져가지 않는다. 시장에 들렀다 갈까 하니 겨울이라 얼굴이 좀 당겼다. 마침 옆에 예쁜 아가씨가 스킨을 얼굴에 바르고 있길래 미안하지만 스킨 쪼끔만 빌려 쓰면 안 될까요?’라고 약간의 애교를 섞어 아주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내 말이 떨어지기 1초도 안 되어서 즉각 하는 말,

싫은데요.”

(, 잠시 얼음...)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참 잘못 했다.

 

*** *** ***

       

 

        

사물을 바라볼 때는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남들이 모두 생각하고 있는 것은 창의적인 생각이 아닙니다. 남들이 모두 생각하고 있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창의적이고 독창적이고 앞서가는 사고를 가진 사람입니다. 지키려고 하는 것은 안일하고 이기적인 발상입니다. 그리고 나의 주장을 당당하게 자신 있게 표현해야 됩니다.

 

가령 어머니를 예로 들어볼까요? 왜 이 세상의 어머니는 모두 아름답게 그려져야 할까요? 그렇지요. 나쁜 어머니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왜 수업 시간에 떠드는 것이 나쁜 것일까요? 그렇지요. 수업시간에는 학생들도 말 할 권리가 있습니다. 왜 버스 좌석에 경로석이 있습니까? 그렇지요. 똑 같이 돈 내고 다 같이 피곤합니다.

 

그렇게 자기주장을 솔직하게 논리적으로 적어보세요. 될 수 있으면 근거나 증거를 많이 열거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겠지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깨야 합니다. 상식을 깰 때 창의가 나옵니다. 그래야 독창적입니다. 그리고 자기 의견이나 주장을 분명히 전달해야 합니다. 어른들의 말이나 기존의 규칙이 다 진리가 아닙니다.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분명하게 자기 의사를 밝혀야 됩니다.

 

잘했습니다. 잘했습니다. 이렇게 반대되는 근거를 많이 수집했군요. 아주 잘했습니다. 기발한 생각이군요. 반대되는 의견으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논리적인 주장이 되겠지요. 아는 것이 많아야 논리적인 주장을 할 수가 있습니다. 자기주장을 분명히 잘 발표했습니다. 창의적이군요. 똑똑하군요. 아는 것이 많군요.

 

인사합시다. 차렷, 경례

선생님 그것은 구태의연한 형식이고 일제의 잔재인데 인사는 왜 하는데요?

 

거기 쓰레기 좀 줍자.

싫은데요. 제가 버리지 않았는데요.

 

지우개  짝꿍과 같이 좀 쓰도록 해.

싫은데요. 내 껀데요.

 

거긴 경로석이지? 자리 좀 양보할래?

싫은데요. 우리도 다리 아플 때가 있는데요.

 

내일 손님이 오시니 청소 좀 하자.

싫은데요. 왜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청소를 하는데요?

 

지하철은 공공장소이니 개인적인 감정표현은 좀 자제하지.

싫은데요. 사랑은 개인의 자유인데 왜 간섭을 하는데요?

 

시아버지가 왔으면 점심을 차려와야지.

싫은데요. 지금은 점심시간이 지났거든요.

 

싫은데요.

싫은데요.

(이 말을 가르친 건 바로 우리다.)

 

예의보다 개인의 자유와 창의적 논리를 먼저 가르친 덕분에 우리의 아이들은 상대가 누구이든 상황이 어떠하든 우리가 가르친 대로 자기 의사를 분명히 솔직하게 참 잘 표현하고 있다. 다 맞는 말인데 가치관의 혼란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