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추석 선물 / 내 마음의 반달

몽당연필^^ 2013. 9. 14. 11:20

 

                         

 

참 오랜만에 밤하늘을 보게 되었다. 반달이 하늘에 걸린 모습이 참 낯설다. 도시의 하늘에도 반달은 뜨는데 늘 늦게 퇴근하면서도 왜 달을 보지 못했을까? 아마 달을 보긴 했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정감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

 

달은 시골 하늘에만 있는 것이 아닌데 달을 보면 고향집 마당에 있는 느낌이다. 저 반달이 둥글게 되면 추석이다. 고향 떠난 지가 얼마나 오래 되었는데 한가위는 언제나 유년의 기억이 겹친다. 시댁에 가서 일해야 되고 제사 모셔야 되는 추석이지만 풍요로운 들판을 생각하고 풍요로운 정을 그리워하면서 삭막한 마음에 반달 하나 걸어놓는다.

 

집에 돌아오니 택배가 와 있었다. 항상 이맘때쯤 내게 전달되는 선물이다. 추석 선물은 보통 어른들에게 하게 되므로 아직 명절에 선물을 받을만한 입장은 아니다. 일 년에 두 번 어김없이 배달되는 선물, 한두 번 보내다 말겠지 했는데 생각해보니 15년쯤 된 것 같다.

 

이렇게 오랜 기간 선물을 받았으면서도 나는 단 한 번도 선물을 보낸 적이 없다. 선물을 챙기는 일은 비교적 잘 하는 편인데 고맙다는 문자메시지도 제대로 한 적이 없다. 제자도 아니고 친한 친구도 아니고 더군다나 사랑하는 사이도 아니다. 명절 때마다 잊지 않고 선물을 보내주는 그는 바로 초등학교 남자 동창생이다.

 

 

 

 

 

참 오랜만에 밤하늘을 보게 되었다. 반달이 하늘에 걸린 모습이 참 낯설다. 도시의 하늘에도 반달은 뜨는데 늘 늦게 퇴근하면서도 왜 달을 보지 못했을까? 아마 달을 보긴 했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정감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

 

달은 시골 하늘에만 있는 것이 아닌데 달을 보면 고향집 마당에 있는 느낌이다. 저 반달이 둥글게 되면 추석이다. 고향 떠난 지가 얼마나 오래 되었는데 한가위는 언제나 유년의 기억이 겹친다. 시댁에 가서 일해야 되고 제사 모셔야 되는 추석이지만 풍요로운 들판을 생각하고 풍요로운 정을 그리워하면서 삭막한 마음에 반달 하나 걸어놓는다.

 

집에 돌아오니 택배가 와 있었다. 항상 이맘때쯤 내게 전달되는 선물이다. 추석 선물은 보통 어른들에게 하게 되므로 아직 명절에 선물을 받을만한 입장은 아니다. 일 년에 두 번 어김없이 배달되는 선물, 한두 번 보내다 말겠지 했는데 생각해보니 15년쯤 된 것 같다.

 

이렇게 오랜 기간 선물을 받았으면서도 나는 단 한 번도 선물을 보낸 적이 없다. 선물을 챙기는 일은 비교적 잘 하는 편인데 고맙다는 문자메시지도 제대로 한 적이 없다. 제자도 아니고 친한 친구도 아니고 더군다나 사랑하는 사이도 아니다. 명절 때마다 잊지 않고 선물을 보내주는 그는 바로 초등학교 남자 동창생이다.

 

이렇게 말하면 그러면 그렇지할지도 모른다.나를 좋아했던 것도 아니고 아무런 추억도 없는 데 그냥 보내고 싶어서 보내는 것이라고 한다. 시골 초등학교 동창생이지만 단 한 번도 둘이서 만난 적이 없고 사적인 전화 한 번 한 적이 없다. 명절이 지나면 그냥 잊어버리고 있다가 이렇게 또 선물을 받고 나면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다.

 

평소에 나는 남녀사이에 친구가 가능하지 않고 덜 좋으면 친구가 된다는 지론을 펴는 입장이다. 그러니까 사랑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이고 그 이외엔 다 친구라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런 사심 없이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이렇게 15년이 되도록 선물을 보내주는 친구야말로 정말 진정한 친구가 아닐까 싶다. 양심적이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친구, 주위에서 혹시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봐 고맙다는 문자메시지도 못 보내는 것이다.

 

가격으로 치면 얼마 안 될 수도 있지만 명절이면 돌아오는 친구의 작은 정이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한두 해 하고 말겠지 했는데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 말 없이 선물을 보내주니 고맙긴 하지만 달리 표현할 수도 없다. 새삼스레 밥 한 끼 하자거나 정다운 문자를 보내면 더 이상해질 수도 있다. ‘잘 살고 있는가?’ 라는 단문의 문자로 고마움을 대신할 뿐이다. 정말 그것 외엔 별로 궁금하지도 않긴 하다. 어쩜 선물을 여러 개 주문하면서 내 이름을 덧붙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처럼 이해관계를 따지고 인간관계가 오래 가지 않는 삭막한 세상에 일 년에 두 번일지라도 나를 생각해 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 얼마나 흐뭇한 일이랴.

 

선물이란, 특히 뜻밖의 선물이란 사람을 즐겁게 한다. 작은 것이라도 정성이 들어간 것은 사람을 감동시킨다. 명절이 되면 누구에게 선물을 해야 할지 무슨 선물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 선물해야 할 많은 사람 중에 내 이름을 적어 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나도 이름을 적어본다. 그 중에 친구는 없다. 모두 내게 도움을 주었거나 앞으로 도움을 받을 사람 이름만 있을 뿐이다. 내 마음의 반달이 풍성해져서 나도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한가위가 되도록 마음을 환하게 닦아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