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독서 / 병 속에 담긴 편지( 니콜라스 스파크스)

몽당연필^^ 2013. 6. 23. 03:15

독서 / 병 속에 담긴 편지

 

 

 -물론 그의 외로움은 자신의 속내를 전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지요. 

마침내 그는 자신의 속내를 정성스레 글로 옮겨서 유리병에 담습니다. 

바람이 바다 쪽으로 부드럽게 부는 날, 그는 유리병을 힘껏 바다에 던집니다.

그러고는 어떤 사람이 자신의 유리병 편지를 받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러나 유리병 편지는 누군가에게 발견되는 것에 만족할 수가 없을 겁니다. 

편지를 보낸 사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자신의 편지가 누군가의 삶과 마음을 

동요시키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렇지 않고 사라진 유리병 편지는 얼마나 많을까요? 

모든 것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에만 그 빛을 발할 수 있는 법입니다. 

결국 유리병 편지는 편지를 보낸 사람과 편지를 받은 사람이 마음과 마음으로 

연결될 때에만 자신의 존재 이유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지요.

 

 -강신주의 <철학이 필요한 시간> 서문에서 파울 첼란의 ‘유리병 편지’를 언급한 대목이다.

 

 

 

 

평소 연애소설이나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다. 허황한 것을 좋아하지 않거니와 연애를 못해봐서 질투? 혹은 공감대 부족일 수도 있겠다. (물론 시간이 없어서이지만^^)

편지 이야기를 하다가 오래 전 읽었던 이 소설이 생각나 다시 보았다. 별로 기억에 남지는 않으나 나도 그런 편지 한 장 쓸까? 그런 편지 한 장 발견 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것 같다.

 

아내를 잃고 슬픔의 세월을 보내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아내가 그리울 때면 밤새워 쓴 편지를 병 속에 넣어 바다로 던진다. 사랑은 살아있는 동안의 실체만이 아니라 흔적이고 체취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눈에 보이지 않아도 내 가슴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사랑과 그리움을 담아 바다로 띄운 한 남자의 깊은 슬픔! 우연히 해변가를 걷다가 병 속에 담긴 편지를 발견한 여성 칼럼니스트 테레사, 사별한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감동적으로 그린 편지를 읽은 테레사는 그(개럿)를 찾아 떠나가는데...

 

-그 남자는 이 편지들을 쓸 때 만년필을 사용했던 모양이었다. 언젠가는 거기에 적힌 사연들도 탈색되어 더 이상 읽을 수 없게 될 날이 올 것임을 그녀는 알고 있었지만, 바라건데 오늘 이후로는 이 편지들을 그처럼 자주 읽지 않아도 되기를 비는 마음이었다.

 

첫 번째 편지

 

1997722

사랑하는 캐서린

보고 싶소. 여보!

언제나 그렇지만 오늘은 특히 더 힘 드는구려. 저 바다 때문이오.

저 바다가, 우리들이 함께 한 날들에 대한 노래를 자꾸만 내 귓전에다 불러대기 때문이지요.

지금 이 편지를 쓰면서 당신이 내 곁에 있음을 느낄 수 있고, 언제나 당신을 떠올리게 하는

야생화들의 향내를 맡을 수가 있소.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런 것들은 내게 아무런 기쁨도

주지 않는구려. 당신이 나를 찾는 일이 차츰 뜸해지면서, 나는 이따금 나라는 존재의 가장

커다란 부분이 서서히 상실되어 감을 느끼오.

안개마저 먼 곳으로 물러가자 부두에는 나 혼자만 남았으며, 나는 다른 사람들이

쳐다보거나 말거나 머리를 푹 숙이곤 어린아이처럼 목 놓아 울고 또 울었소.

 

(중략) - 개럿 -

 

 

 

마지막 편지

 

사랑하는 테레사

나를 용서할 수 있겠소?

내가 좀처럼 이해하지 못하는 세계에서는 전혀 예기치 않았던

운명의 바람이 몰아칠 때가 더러는 있는 모양이오.

가끔 그것들은 분노한 허리케인일 수도 있고,

또 어떤 때는 우리들의 뺨을 간질이는 산들바람일 수도 있소.

그러나 그 바람들을 거부할 수는 없으며,

가끔씩은 무시할 수 없는 미래를 우리에게 안겨주기도 합니다.

당신이 바로 내가 예기치 못했던 그런 바람이었으며,

내가 상상할 수 있었던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바람이었소. 당신은 나의 운명이었소.

난 당신이 이 세상에서 내가 얻은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소.

 

(중략) - 개럿 -

 

-남자 주인공인 개럿은 죽은 아내를 애틋하게 그리워하는 마음을 편지로 적어 병 속에 담아

오랜 세월동안 수없이 바다로 띄워 보냈다. 그런 편지의 사연에 진실 아닌 것이 담겨있을

가능성은 없다. 그가 띄워 보낸 많은 병들 중의 하나가 해변으로 밀려오고 여주인공인

테레사가 그것을 발견하게 되어 개럿을 만나게 된다. 결국 두 여자를 사랑하게 된 개럿!

캐서린과 테레사에게 보내는 두 통의 마지막 편지를 남기고 죽음을 택하는 개럿...

 

편지로 맺어진 아름다운 사랑과 비극적 운명... 여름비 내리는 이 새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