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모였을 때 정치 이야기나 종교 이야기는 삼가는 것이 좋다.
자칫 하면 목소리가 커지고 편 가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두 가지에 별로 관심이 없고 색깔도 없다.
아니, 어쩜 말하기 귀찮아서 입 다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것을 ‘방관’이나 ‘우유부단’ 혹은 ‘오만’이란 단어를 써서
나쁘게 볼 지도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렇다.
가끔 작은 아들이 너무 진보적인 편에서 세상을 보는 것 같아
객관적인 잣대로 세상을 바라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허긴 나도 <호밀밭의 파수꾼>을 10대에 읽었을 때 하고
지금 읽은 것 하고는 완전 반대되는 감정을 느꼈으니
사상이나 가치관도 조금씩 변해갈 수는 있다.
서울에 있는 작은 아들이 투표를 하러 왔다.
시간이 없을 텐데 안 와도 되는 것 아니냐고
넌지시 물었더니 꼭 투표를 해야 된단다.
누구를 찍어야 된다고 아들이 오히려 나를 설득한다.
사실 나는 누가 되든 별 상관은 없다. 누구나 최선을 다 할테니까.
2년간 서울에 있는 동안 생각이나 가치관이 너무 진보적이거나
부정적으로 바뀌면 어쩌나 내심 걱정했는데 아들의 생각이나
세상 마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이어서 다행이다.
나를 닮지 말라고 하면서도 아들의 생각이 나와 같다는 것에
동지를 얻은 느낌이다. 생각이 같으면 맞장구를 칠 수 있다.
맞장구를 칠 수 있다면 대화 하는 것이 즐겁다.
나와 많이 닮은 우리 아들, 나처럼 발전이 없을까
걱정되면서도 한편으론 마음이 놓인다.
요즘은 아들이 많이 보고 싶나보다. 아들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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