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에서

내가 그린 가을

몽당연필^^ 2012. 10. 6. 14:56

 10월의 멋진 휴일이다.

라고 했으면 좋겠는데 아니다.

아프다. 몸도 마음도 내려놓고 쉬고 싶다.

밖으로 나가면 아름다운 가을이 펼쳐져 있을텐데

방에서 꼼짝 안하고 내 방에서 나의 가을을 바라보고 있다.

평소 구석에 버려놓았던 나의 가을을 갈아 끼워 놓고

그 해 가을을 추억해 본다. 98년이라고 적혀 있구나.

그림에 소질도 없으면서 하루 종일 그림 앞에 있던 때가...

그림이 참 어둡고 우울하구나. 참 어둡고 우울했었나 보구나.

아무 생각하지 않고 한 곳에 몰두 할 수 있는 시간

그것이 재창조를 위한 시간이라면 참 좋겠지만

그 땐 모든 것을 잊기 위한 도피처에 불과했다.

손꼽아 보니 열 손가락으로도 한참 모자라는구나.

지금은 어디 몰두할 수 있는 도피처도 없다.

도피하려 애써지도  않고 모든 것을

그냥 빨리 체념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나.

아! 버스를 타고 오면서 바라보던 그 저녁노을...

세월은 이렇게도 빨리 흘러서 어느새 여기까지 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