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에서

사무치는 그리움 / 무명베를 널며-

몽당연필^^ 2012. 6. 10. 11:31

 

    사무치는 그리움 / 무명베를 널며

 

 

부모님이 계시지 않으니 고향집에 갈 일이 없다. 지금쯤 쑥꾹새 우는 소리 들으며 복숭아 봉지를 쌀 때가 되었는가? 늘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나 자신만 생각한 것 같다. 내 주변만 생각하다 보니 부모님 생각은 점점 멀어지게 된다.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던 부모님이 안 계시니 부모가 되어도 이렇게 쓸쓸한가 보다.

 

장마가 오기 전 솜이불과 어머니가 직접 짠 무명베를 햇볕에 내놓아야 한다. 어머니는 딸 여섯을 시집보내면서 직접 무명베를 짜서 이불을 지어주셨다. 막내딸인 내게도 이불을 지어주시려고 목화를 길러서 솜을 타고 일일이 한 올 한 올 실을 뽑아서 그 실에다가 사랑과 정성, 눈물을 섞어 무명베를 짜셨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몇 필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오랜 기간을 정성 들여 짜셨을 것이다.

 

마흔다섯에 둔 막내딸인 내가 결혼할 때쯤엔 더 좋은 천이 많이 나와서 목화솜만 쓰고 무명베는 그냥 그대로 내게 물려 주셨다. 어머니의 베 짜는 모습을 기억하지 못하니 아마 오십 년 이상은 되었나 보다. 지금은 쓸데가 없는 무명베지만 어머니를 보듯이 그냥 보고 만지고 넣어 둔다. 가난한 시절 딸들을 위해 무명의 이름으로 무명을 남겨 놓고 가신 어머니... 무명베를 와락 끌어안고 '엄마!'하고 얼굴을 묻는다.

 

어머니가 직접 재배해서 탄 목화솜으로 만든 이불도 햇볕에 내놓아야 한다. 첫날밤(친정에서의)을 함께 한 이불장 맨 밑의 솜이불- 신랑의 키가 크다는 것을 고려해 보통 이불보다 훨씬 길고 두껍게 만든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이불, 그날 단 하루 덮은 이후 한 번도 덮지 않은... 이렇게도 세월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다. 그리움은 밀려와도 그리운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어머니가 직접 재배해서 탄 목화솜으로 만든 이불도 햇빛에 내놓는다. 첫날밤(친정에서의)을 함께 한 이불장 맨 밑의 솜이불- 신랑의 키가 크다는 것을 고려해 보통 이불보다 훨씬 길고 두껍게 만든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이불, 그날 단 하루 덮은 이후 한 번도 덮지 않은... 이렇게도 세월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다. 그리움은 밀려와도 그리운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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