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남원에 가다 /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

몽당연필^^ 2018. 6. 24. 23:45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 앞 (2018.06.23)

 

 

일전에 화첩 기행 다시 읽기를 하며 지난 3월 남원시립 김병종 미술관 개관 소식을 알게 되었다. 남원을 한 번 가야 되는데...ㅎㅎ 버스를 타고 갈까? 어쩔까? 계속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역시 아들이 같이 가자고 했지만 한 달을 기다려야 했다. 드디어 어제 남원행 아들 차를 탔다. 모처럼 만의 가족 여행인 셈이다. 대구에서 남원까지는 승용차로 두 시간도 되지 않으니 사실 거리가 그렇게 멀지는 않았다. 전에 광한루나 혼불 문학관은 단체로 몇 번 간 적이 있다. 혼자서 갈 수도 있지만 시간이 될 때 아들과 함께 가고 싶었다.

 

 

감성이 풍부한 예술을 사랑하는 작은 아들 

 

 

딸이 아니라 미주알고주알 속속들이 맘을 털어놓지는 않지만 우리 셋은 대체로 생각이 비슷하고 가치관이 비슷한 편이다. 그냥, 엄마니까 나를 위로하려고 그럴 수도 있겠지만 대체로 내 의견을 존중해주고 잘 따라 주는 편이기도 하다. 그래도 셋이서 함께 멀리 여행 간 적이 없는 것 같다. 한 집에서 늘 함께 생활하고 있어서 오히려 함께 어디 가자는 말을 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바쁘다고 피곤하다고 내가 시간을 잘 내지 않았고 모두 집밥을 좋아해서 외식조차도 잘 하지 않았다. 빨리 독립하라고 몰아 부치지만 사실 함께 있을 시간이 많지 않을 것이다.

 

 

 

외국 여행 아니라도 함께 맛있는 것 먹고 커피 마시고 같은 주제로 이야기할 수 있고 종일 함께 노닥거릴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다. 종종 이런 시간을 갖고 싶지만 큰아들은 늘 바쁘다고 한다. 남원, 그야말로 예의 고향이다. 판소리 동편제의 땅이라고 하는 남원에서 사실 국악은 완전 문외한이라 둘러보지도 않고 미술관과 문학관만 다녀왔다. 남원 한정식과 추어탕도 예술이라고 말하는 아들들이 예술가들의 깊은 고뇌와 피나는 노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꼭 가고 싶었던 남원, 혼자 간 것보다 아들과 함께여서 행복한 하루였다.

 

 

 

생명의 노래/숲에서(2003) - 역동성이 넘치는 필획이 두 청년의 모습 같다.^^

 

 

김병종 화백은 1953년 전북 남원 출생이다.

그의 이름이 들어간 남원시립 김병종 미술관에 도착했다.

시내라고 하지만 한적했고 우선 건물이 하나의 작품이었다.

아들들이 너무 좋아했다.

작품 사진은 촬영할 수 없어서 입구에 있는 글과 팸플릿으로 대신한다.

20183월 개관하여 그의 기증작품 중심으로 전시되고 있으며

크게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갤러리 1 <회상>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대표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그의 작품세계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것으로

주로 <바보예수> 연작을 중심으로 하여 회고적 성격을 지닌다.

입구 영상자료에서 이어령 교수가 바보 예수를

인간미가 풍긴다고 하시며 극찬하셨는데

사실 나는 잘 모르겠으니 볼 줄 모르는 내 자신이 답답할 수 밖에...^^

 

 

 

 

 갤러리2 <회향>

 

 

2층 갤러리 2에서는 <생명의 노래> 주제로 전시되어 있다.

고향 남원의 햇빛과 바람, 그리고 흙내음이 녹아 있으며

먹을 사용한 동양화 같으면서도 생명이 꿈틀대는 숲의 역동성이 느껴졌다.

특히 생명에 대한 김병종의 경탄이 빨강, 초록, 파랑의

원색으로 발색된 특유의 이미지로 구현되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갤러리 3 <화첩기행> 

 

 

우리에게 잘 알려진, <화첩기행>에 소개된 삽화의 원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사실 나는 <화첩기행>이 아니었으면 김병종 작가를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문학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제 3의 장르를 개척해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문인예술가 김병종을 조망한다. 아직도 나는 그림보다는 그의 글에 더 마음이 간다.^^

 

 

<화첩기행>'석양의 라플라타강'- 정말 과연 이럴까? 부에노스아이레스 가보고 싶어진다.^^

 

 

 

 배 나왔다고 사진 찍기 싫어하는 듬직한 큰아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