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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연기 되다

몽당연필^^ 2017. 11. 16. 22:14

11월 16일 수능일이다.

3을 맡았지만 수능 치는 학생이 많지 않은 관계로 인해

어제는 오전 수업을 하고 취업 나간 실습생 추수지도를 나갔다.

우리 반 30명 중 10 여 명이 대학을 진학하지만

세 명만 수능시험에 응시한다. 답을 잘 찍으라고

연필 모양의 엿까지 사서 격려하고 보냈다.

평소 카톡을 잘 하지 않고 무음으로 해 놓은 상태인데

추수지도 끝나고 8시쯤 폰을 열어보니 카톡이 줄줄이 와 있었다.

낮(14:30)에 교무실이 흔들릴 만치 큰 지진(5.5)이 포항에서 발생한 후다.

 

등교를 하느냐? 휴교를 하느냐? 이것에 대한 문의였다.

학교 측에서 아무런 공식 안내도 못 받았는데

학생들은 기다리지 못하고 연신 카톡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다려 봐라

학생들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고 난리다.

그렇구나, 그랬겠구나, 개인적으로 어떤 지시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니 상부의 지시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는 수밖에...

 

수능 시험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등교지시가 내릴까봐

그것이 걱정 된 우리 반의 희망대로 학생들은 휴교,

교사들은 10시까지 출근, 모든 계획들이 취소되었다.

뉴스를 보지 않은 상태고 직접 당하지 않은 상황이라

수능 연기가 황당했는데 지진의 피해가 생각 보다 큰 것 같다.

혼란과 혼선, 복잡한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살다 보면 정말 뜻하지 않은, 생각지도 않은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최선의 결정을 한다고 해도

그것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지는 모르는 일이다.

 

모든 수능생과 지진 피해자들 정신이 하나도 없겠다.

그래도 수능 당일인 오늘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