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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 (2016.8.9~8.11)

몽당연필^^ 2016. 8. 12. 23:03

연일 40도를 육박하는 불볕 더위이다.

우리나라 어느 곳인들 덥지 않으랴만

대구는 특별히 더 덥다고 한다.

 

제주도가 가깝지만 또한 먼 곳인데

장난처럼 약속한 것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참 어려운 구성으로 떠난 제주도 여행

 

덥지 않은 어느 날

감성을 다듬어서 다시 돌아보리라.

사진도 찍기 싫을 정도로 무더웠던 날의 여행... 

 

 

 

 

 

 

 

 

 

 

 

 

       

 

 

 

 

 

섶섬이 보이는 방 / 나희덕

       -이중섭의 방에 와서

 

서귀포 언덕 위 초가 한 채
귀퉁이 고방을 얻어
아고리와 발가락군*은 아이들을 키우며 살았다
두 사람이 누우면 꽉 찰,
방보다는 차라리 관에 가까운 그 방에서
게와 조개를 잡아먹으며 살았다
아이들이 해변에서 묻어온 모래알이 버석거려도
밤이면 식구들의 살을 부드럽게 끌어안아
조개껍질처럼 입을 다물던 방,
게를 삶아 먹은 게 미안해 게를 그리는 아고리와
소라껍질을 그릇 삼아 상을 차리는 발가락군이
서로의 몸을 끌어안던 석회질의 방,
방이 너무 좁아서 그들은
하늘로 가는 사다리를 높이 가질 수 있었다



꿈 속에서나 그림 속에서
아이들은 새를 타고 날아다니고
복숭아는 마치 하늘의 것처럼 탐스러웠다
총소리도 거기까지는 따라오지 못했다
섶섬이 보이는 이 마당에 서서
서러운 햇빛에 눈부셔 한 날 많았더라도
은박지 속의 바다와 하늘,
게와 물고기는 아이들과 해질 때까지 놀았다
게가 아이의 잠지를 물고
아이는 물고기의 꼬리를 잡고
물고기는 아고리의 손에서 파닥거리던 바닷가,
그 행복조차 길지 못하리란 걸
아고리와 발가락군은 알지 못한 채 살았다
빈 고개껍질에 세 든 소라게처럼



 

 

 

 

 

 

 


 

 

 

 

 

 

 

 

 

 

 

 

 

 

 

 

 

 

 

 

 

 

 

 

그리운 바다 성산포 12

                - 이생진

 

성산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나는 내 말만 하고

바다는 제 말만 하며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 술에 취한 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