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2월 초하루의 생각 / 잘난 척?

몽당연필^^ 2016. 2. 1. 15:57

 

해가 바뀐 지 한 달이 지났다.

2월의 첫날이다. 사람이란 참 간사하다.

일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다고 해놓고

막상 3월부터 출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또 불안하다.

좋은 시절 다 지났다고 하면서 2월 한 달 알차게 보내려고

할 일들을 적어보았다.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

그건 시간이 없고 바쁠 때나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머리를 너무 쓰지 않아서 아마 녹이 슬었지 싶다.

그래도 두 달간 아침 산책과 에어로빅을 꾸준히 했다는 사실

겨우 1킬로그램 줄었지만 그래도 늘지 않았다는 것이 어딘데...

아무래도 머리운동보다 육체운동이 적성에 맞나보다.

설거지와 청소 말고는 하기 싫다. 찾아야 할 자료들이 많은데

정신이 어수선해질 것 같아서 일단 미루고 교재를 들여다 보다가

그 때 가서 보지 뭐하고 밀쳐놓았다.

 

직장을 그만 둘 때 녀석들에게 소설을 한 편 쓴다고 했다.

그래- 우리 삶이 소설 아니더냐? 뭘 또 그걸 글로 쓰냐?

사랑 이야기도 심오한 철학도 없는데 그냥 몸으로 쓰는 거지.

이리저리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어느 평론가의 글을 읽다가

관념의 과시적 노출이란 말에 딱 멈췄다. '잘난 척'이다.

그렇다. ‘관념의 과시적 노출’, 이것으로 글쓰기를 자랑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렇다면 관념에 대한 개념도 없이

'감수성의 과잉 노출'로만 글을 쓸 수 있는가? 그것도 아니다.

쉬운 글과 유치한 글은 같지 않다. 이것을 구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글쓰기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말도 쓸데없이 많이 하면 상대방이 피곤해지고

글도 쓸데없이 많이 쏟아놓으면 공해가 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정화시키기 위한 극히 사적인 것이야

보기 싫은 사람은 보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아무 노력도 없이 글을 쓴다는 것, 그건 참 위험하다.

나는 아무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의 글은

남에게 보여주지 못할 지극히 사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혹시 사적인 글쓰기로 자신을 과시하려 하는 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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