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에 투영된 고독과 외로움 |
김현진展 9-17일 대전 쌍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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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느 정도 식상한 얘기로 들리기까지 한다. 하지만 우리들이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결코 피할 수 없는 것 또한 이 고독과 외로움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과 자신만의 스타일로 이 주제를 이야기한다. 그것은 결코 완전히 치유될 수 없는 것을 알면서도 '소통'이라는 과정을 통해 상처를 조금이나마 치유해보고자 하는 작은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몸부림이 어쩌면 예술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인지도 모른다. 이처럼 현대인의 고독과 외로움을 끊임없이 작품에 투영시키는 김현진 작가의 개인전이 9일부터 17일까지 대전 쌍리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가 형상화한 단순한 그릇과 도자기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하얀 대상 위로 개개인의 고독이 투영돼 보이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작가의 작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언제나 '선(線)'이다. 선은 단순히 물체 외각의 경계를 넘어 감각의 한계 또는 한정을 주며 시선(視線) 속에 담기는 물체는 이미지를 넘어 감성이입을 보여주게 된다.
작가의 이러한 단순하면서도 상징적인 작품들은 '불안의 철학(philosophy of anxiety)'을 자신의 일상 속 외로움에서 시작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의 'Drawing-boundary' 시리즈를 통해서 언제나 자기 자신이란 존재의 의미를 텍스트에 투영시켜 현대인의 고독과 외로움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렇게 얻어진 일탈적 풍경이미지를 통해 외로움 또한 무너져 버린 본래의 자신만이 자신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자연을 비롯한 역사 속 어떤 사물이 모티브가 되었다고는 하나 화면에 남는 것은 절대적인 형태와 선 뿐이었다"며 "이번 작업을 통해 드로잉의 선묘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드로잉을 통해 회화의 본질적인 표현의 가능성과 실제적 표현어법을 찾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우리에게 다가온 작가의 많은 의식과 의지들은 작가가 가까이 마주하고 있는 일상과 풍경, 그리고 경험이나 무의식에서 빌려온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들은 시점에 따라 다르게 변화하는 자연의 본질을 발견할 것이며 무한한 자연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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