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이런 유품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데 이런 건 자랑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서 1999년 92세로 돌아가셨으니 바로 직계 할아버지지만 모습도 뵌 적이 없습니다.
3대 외동이시면서 아들을 두지 못하신 아버지는 이것을 제게 물려주셨지만...
누가 이것을 귀하게 여길까요? 보관이라도 할까요? 울컥 목이 메입니다.
별명이 진사이셨던 아버지를, 아버지의 아버지이셨던 할아버지를 그리워합니다.
할아버지의 유품 - 내 몸 속에 할아버지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생각하면 자랑스럽습니다.
끝내 벼슬을 마다하시고 가난 속에서도 제자들을 가르치며 평생 글 공부를 하셨다고 합니다.(1906년)
할아버지(호:소강)의 시집이 보입니다. 이 외에도 책이 많습니다. 임진년, 갑오년이라고 적혀 있군요.
120년 전입니다. 종이가 귀하던 때이고 가난한 선비이다 보니 표지는 모두 몇 번 사용한 것으로 만들었군요.
답답합니다. 교재같긴 한데 읽을 수가 없으니... 한문학을 전공했어야 하는데...그래도 부호표시가 자료가 될 것 같아서...
어떻게 이 글자들을 쓰셨을까요? 왜 붉은색 표시를 해 두었을까요?
종이가 귀했던 시대라 연습용 한지로 만든 할아버지의 명품 지갑입니다. (130년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요)
지갑 안도 넓직하고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서 너무 멋집니다. 이것이 바로 실용적인 한지공예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