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들었던 내 집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면 어떻게 하나?
혹시 내 글들이 날아가 버리면 어떻게 하나?
아직 인테리어는 그대로인데 형식이 자동으로 바뀌었다.
평소 기본 줄 간격 160을 일부러 180으로 넓혀서 적었는데
원래대로 돌아가버렸다. 너무 빡빡해서 보기 어렵다.
어제 2학년 학생들이 처음 등교했고
다음 주 월요일에 1학년 학생들이 등교한다.
어쨌든 학교는 잘 돌아가고 있고 학사일정도 잘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도서관에는 학생들이 두 세명 이외엔 오지 않는다.
그저께까지 도서구입도 끝났고 오늘은 정말 할 일이 없다.
물론 일이 없는 건 아니다. 시급한 일이 아니라는 거다.
아침부터 혼자 넓은 도서관에 앉아서, 어쩜 갇혀서 창밖을 보고 있다.
초록이 무성한 나무들은 코로나와 상관없이 그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데
넓은 운동장에 학생이 한 명도 없다. 텅텅 비어 있다.
열 수도 없는 통 창문에 창살이 이렇게도 튼튼하게 설치되어 있었구나.
보이지 않는, 거부하지 못할 불필요한(?) 규율들이 우리를 얽메고 있다.
결혼식도 모임도 코로나로 인해 참석하지 못한다고 한다.
정말, 코로나 때문일까? 평화로워 보이는 운동장 풍경을 창살이 차단하고 있다.
풍경은 그대로인데 코로나로 인한 우리들의 마음이 창살을 치고 있다.
세상이 시끄러워도 나는 고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닫힌 창문 속 고요 속에 갇혀 있다.
혼자만의 고요 속 소통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내겐 어차피 블로그가 소통의 공간도 아니었지만 정말 닫힌다면?
그래도 내가 놀던 곳인데 새로운 환경으로 바뀐다니 뭔가 섭섭하다.
창문으로 닫힌, 창살로 갇힌 넓은 도서관에서 운동장을 바라보며,
그래도 초록을 바라보며 다시 집을 고쳐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진 끌어당기기는 편리한데 뭔가 틀이 이상해졌다. 방문통계라든가 태그, 이런 불필요한 거는 왜 나오지? 내일 다시-
(사실, 새블로그 대문 바꾸기가 싫다. 바꾼 블로그들 보니 대체로 대문이 너무 크다. 솟을 대문은 싫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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