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을 들어서면 노란 은행잎이
일제히 손 흔들며 반겨주었다.
그 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은행나무 길인 줄 알았다.
분명히 꿈이 있었을 것이다. 어쩜 그 때가 가장 행복했을 지도 모른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있었고 목표가 있었으니까.
은행잎이 물들면 한 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뭐가 그리 바빴는지 졸업한 이 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안개 낀 가을 날 아침 바쁘게 등교를 하면
입구에서 부터 길 끝까지 노오란 은행잎이
깔려있어서 카펫을 밟는 설렘으로 걸어가던 길
그런데 은행나무도 그 때보다 더 크지 않았고
교문 입구 은행잎은 거의 다 져버렸다.
그 땐 훨씬 아름다웠었는데...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네 꿈은 하늘에 젖어 있구나.
은행나무와 상관없는 엉뚱한 시가 생각났다.
우린 저마다 꿈이 있었겠지.
흩날리는 은행잎에 환상의 폴로네즈를 엮었었지.
내가 걷던 그 길을 걷는 저 학생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네 꿈은 무엇이냐? 내 꿈은 무엇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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