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만난지 365일이란 알림이 뜬다.
일년 전 잠시 직장을 쉬고 있을 때였다.
글자를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평소 기계치이고 아날로그적인 삶을 살다보니
컴퓨터 앞에 앉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았다.
아침에 출근함과 동시에 컴퓨터를 켜면서 하루 일과가 시작되고
컴퓨터를 끄면서 하루일과가 끝나는 생활을 하지만
카페나 블로그를 방문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남의 일에 별로 관심가지지 않는 성격이라
심심하면 주로 누워서 책을 보거나 상상을 하거나
CD로 음악을 듣고 낙서를 하는 정도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동안 혹사한 심신을 좀 쉬게 하고 싶었다.
뒤돌아 볼 시간조차도 없이,
외롭다는 생각을 할 시간조차도 없이
일 하는 것에 모든 에너지를 쏟으면서 살았다.
누구를 좋아할 시간도 없었고 친구관계 조차도
멀리 하면서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쩜 그것은 오래 전에 받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것이었고
상처받지 않으려는 나만의 삶의 방법이었는지도 모른다.
더 이상
아무 것도 욕심내지 않았다.
아니 욕망하지 않았다.
그래서 외로움 자체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삶이 평화로웠다.
그러나 어느 날 우연히 블로그를 통해 언어의 신비로움을 깨달았다.
언제나 ‘첫’ 이란 단어는 설렘과 떨림을 가져다준다.
몇 줄의 언어가 주는 감동, 몇 줄의 문자가 주는 설렘...
몇 달간 난 그 신비로운 문자와 사랑을 했다.
나는 참 세상 물정을 모르는 바보였다.
그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제사 깨닫는다.
실제로 난 참 잘 웃고 긍정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타이틀도 '그냥, 웃지요^^'로 했다.
글처럼 여성적이고 이쁠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것은 아니다.
그래서 어떤 때는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내가 쓰는 글과 내가 하나가 되지 못하는가?
그런 미안한 마음은 아직 친구신청에 아무도
수락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친구'라는 말을 쉽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친구(親舊)란 오랜 기간 지켜보는 것이다.
참으로 친구 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여러 군데 방문을 하지 않으니
찾아오는 방문객도 몇 분 되지 않는다.
평소 모든 숫자 놀음에 어두운 편이라
사실 열 분이 넘으면 덜컥 겁이 날 때도 있다.
나를 알리는 자체가 부끄러울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방문해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이제 나만의 언어를 찾을 때가 되었다.
글을 쓰지 않은 지가 참 오래 되었다.
문학 밖으로 나온 지가 너무 오래 되어서 감성이 사라졌나보다.
미친 듯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으리라.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
그런 날이 꼭 한 번이라도 오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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