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바쁘다는 핑계로- / 2012년 3월 11일

몽당연필^^ 2012. 3. 11. 14:21

 3월 2일 입학식 했으니 실제적으로 지난주가 첫 주가 된 셈이다.

아침 7시에 나가서 저녁 8시쯤 돌아와 피곤해서 그대로 잠자고 하느라

겨울 내내 잘 돌보아 왔던 야생화며 화초들을 그만 죽게 하고 말았다.

작은 분들이 많아서 2~3일에 한번씩 꼭 물을 줘야만 하는데

일주일 내내 화초들을 볼 시간도 없었고 물을 주는 것도 잊어먹고 있었다.

캄캄할 때 나가서 캄캄할 때 들어왔으니...

몇 년간 키워오던 것들이었는데  아깝고 속상하다.

하루만 더 일찍 물을 주었어도 괜찮았을텐데 난 왜 이리 두 가지 일에 집중을 못하지?

온통 학교 일에만 정신을 쏟고 있었단 말인가? 그렇지 않다면?

 

 어느 직장이든 힘들고 일이 많은 건 마찬가지다.

새 학기라서 할 일이 너무나 많다. 교사의 일이란 가르치는 것 외에도 업무가 많다.

특히 담임의 할 일은 정해진 일 이외에도 개인의 특성에 따라 일이 늘어나게 되어 있다.

담임의 할 일이 너무 많아 올해부터는 중  2학년에 한해 복수 담임제를 시행하고 있다.

35명 정도에 담임이 두 분이지만 그래도 할 일이 많다는 걸 일반인들은 잘 모르신다.

우리 세대하고 다른 요즘 중학생들의 특성이나 그들의 의견을 수용하고자 하는 정책으로 인해

업무는 점점 많아진다.  학생과 학부모가 똑똑해 질수록 요구 사항이 많아지고 할 일도  많아지게 된다.

일은 많지만 그래도 학생들을 대하는 직업이라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학생들을 사랑하는 것만큼 일이 더 많아져도 그들의 얼굴이 환해질 것을 생각하면 불평할 수가 없다.

 

 어제 오늘 시든 화초에 계속 물을 주었지만 몇 몇 화초들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리라.  잠시만 무관심하고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잘못된 길로 갈 수도 있으리라.

아니, 학생이 아닌 다른 모든 것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돌보지 않아서

말라버린 야생화들을 안타까이 바라보며 '무관심'과  '책임' 이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