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을 관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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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계명 아트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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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계명 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미스 사이공> 티켓을 구입할 때 <모차르트 오페라 락> 할인권을 받았다. 그때부터 거의 두 달이 지났다. 평소 문학 작품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지만 음악에 대해서는 공부를 한 적이 없다. 뮤지컬이나 락에 대해서는 물론 모차르트에 대해서도 애정을 가지고 접근해 본 적이 없다.
일단 ‘모차르트’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이 고전음악이며 음악의 신동, <피가로의 결혼>이나 <돈 조반니> 같은 오페라이다. 왠지 격식을 갖추어서 들어야만 할 것 같은 클래식 음악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계속 기존의 오페라 공연을 떠올리고 있었다. 아마 모차르트를 좋아하는 사람은 대다수 클래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기존의 어떤 오페라나 뮤지컬은 이미 감명 깊게 작품을 읽고 보게 되는 경우였으나 모차르트 생애는 창작한 작품과는 다른, 그의 생애 전체에서 어떤 부분을 가장 보여주고 싶은지가 궁금하고 기대되었다. 이미 영화나 뮤지컬 공연이 있었지만 볼 기회가 없었고, 아무리 대중적인 뮤지컬이라고 해도 모차르트의 생애나 그의 음악을 이해하지 못하면 접근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사전 공부를 해야만 했다. 그러나 작품 외적인 것을 알고 보았다면 더 즐길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내가 관람한 날(2.16)은 프리뷰 공연 기간이었는데 배우들 모두가 열정을 다해서 공연한다는 것이 보였다. 공연 세 번째 날이었고 공연 분위기 자체에 몰입해서인지 몇 분 배우들의 연기 목소리가 조금 들떠 있는 것 같기도 했지만, 공연장이 넓어서 목소리 전달이 잘 안 될 수도 있는데 뒷 좌석까지 전달이 잘 되었다. 주인공인 모차르트를 중점적으로 관심을 두고 보아서인지 대사의 목소리가 다소 여성적이었고, 그냥 내가 본 대로 느낀 대로 평을 하자면 너무 지나치게 행동이 경망스럽게 보여서 계속 신경이 좀 쓰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살리에리 역의 배우가 더 중후하고 멋있게 보였다. 물론 주인공 모차르트는 철없고 오만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여서 그랬을 수도 있다. 그러나 천재성을 지닌 신념과 끈기와 존경의 캐릭터이기도 하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과해서 그랬나? 라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그러나 노래는 연기와 다르게 목소리 너무 좋고 가창력 소름 끼칠 정도로 정말 폭발적이었다. 1막의 마지막 '장미 위에 누워 잠들고' 는 막이 내린 후에도 한참 귓가에 맴돌았다. 그리고 긴장감을 해소 시켜주는 극장장역의 경상도 버전 코믹연기가 관객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제 1막의 시작은 콜로레도가 모차르트의 가장 든든한 후원인이었던 지기스문트의 뒤를 이어 잘츠부르크의 대주교로 취임하며 모차르트가 균형을 잃고 동요하는 시점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대주교는 자유분방하고 음악적 취향이 다른 모차르트를 무시하기 시작하였고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에서의 삶을 견딜 수 없어 한다. 그가 좀 더 나은 미래를 찾아 유럽의 한 도시로 어머니와 함께 떠나기로 결정한 때 그는 스무 살이었다. 야심차게 시작한 여행에서도 차갑게 홀대를 받으며 계속되는 실패를 맛본다. 첫사랑 알로이지아를 만나 잠깐의 기쁨을 만끽하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실연을 겪고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는 슬픔까지 겪게 된다. 시간이 흘러 모차르트는 알로이지아의 동생 콘스탄체와 결혼을 하고 함께 비엔나로 간다. 그 곳에서 숙명적인 경쟁자 살리에리와 만나게 되고 그와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전성기를 꽃피우게 된다. 그는 비엔나에서 환희와 승리의 순간, 경쟁, 그리고 추락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레퀴엠>을 미완으로 남겨둔 채 36세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20 곡의 뮤지컬 넘버는 모차르트의 음악에 다양한 장르의 록 음악이 더해져 마치 록 스타와도 같은 모차르트를 그려낸다. 뮤지컬이기 때문에 배우들이 부르는 이 20곡의 음악이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전율을 주고 감동을 주고 역동적인 재미를 준다.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드와 누나 난넬의 ‘불가능한 것을 생각해’ 라는 첫 음악을 시작으로 20곡의 음악이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20곡이 다 기억나진 않고 첫사랑인 알로이지아의 보랏빛 환상적인 드레스, 꼭둑각시 인형춤과 함께 부른 ‘빔 밤 붐’과 숙적 샬리에리의 절규 섞인 ‘나의 밤을 악의 교향곡에 바치리라’, 모차르트의 폭발적인 가창력 ‘장미 위에 누워 잠들고’, 모차르트와 샬리에리의 마지막 노래 ‘자신을 불태우며 살아야 해’가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모차르트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너무 큰 기대를 가지고 가서 그런지 모차르트 음악을 무대에서 직접 듣지 못한다는 것이 아쉬웠다. 배경음악으로 모차르트의 음악이 극의 분위기에 따라 흐르긴 했지만...
귀에 익은 음악 클라리넷 협주곡, 터키 행진곡, 세레나데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뮤직', 작은별 주제에 의한 변주곡, 피아노 협주곡 21번과 23번, 피가로의 결혼, 레퀴엠 중 '눈물의 날' 등이 깔렸던 것 같은데 아직 프로그램 팜플렛이 제작되지 않았다고 해서 보지 못한 상태다. 자세한 배경음악이 뭔지를 확실히는 모르겠다. 그래도 모차르트를 기대하고 갔다면 그 음악에 더 친근감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 장면이 여운으로 남는다. 모차르트가 죽어가는 침상 옆에서 그가 마지막으로 작곡한 <레퀴엠>의 ‘눈물의 날’이 흘러나오고 모차르트를 찾아온 살리에리와 마침내 화해하고 ‘자신을 불태우며 살아야 해’ 노래를 부르며 하늘로 올라가는 마지막 장면- 이 공연을 보고 과연 관객들은 모차르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신동이라 불리웠던 모차르트도 오늘날의 젊은이와 다르지 않았고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다.
바야흐로 뮤지컬의 전성시대인 것 같다.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은 2009년 파리의 '팔레 데 스포르 드 파리(Palais des Sports de Paris)에서 초연돼 한 해 동안 11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 대작이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의 성공적인 공연을 너무 많이 듣고 너무 많은 광고 문구를 보고 가서인지 솔직히 기대만큼의 감동은 얻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공연을 관람하고 나면 전율은 느낀다. 더군다나 음악과 춤이 있으니... 방 안에 갇혀서는 느낄 수 없는 그 짜릿한 전율 때문에 공연을 가기도 한다. 공연을 보고 나오니 덤으로 눈까지 흩날렸다. 공연 관람 후기에 아무도 비판한 사람이 없고 너무 좋은 공연이라고 해서 더 이상의 비판은 할 수가 없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연을 빛나게 해 준 많은 보이지 않는 자들과 배우들의 무한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꼭 한번 관람하기 바란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하며- (2012. 2. 18)
이번 공연은 오페라가 아닌 뮤지컬이고 제목이 <모차르트 오페라 락>이다. '뮤지컬'이나 '락'이라는 자체가 이미 대중성을 가지고 있다. 대중적인 장르지만 그 방면으론 관심이 적고 그다지 즐겨하는 편은 아니니 '오페라 락' 혹은 '락 오페라'를 얼마나 공감하고 즐길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기존의 ‘모차르트’는 잊어라! 당시의 모차르트는 시대를 거스른 ‘락 스타’ 였다! 라는 색다른 관점에서 이 작품은 시작되었다고 한다. 팝과 락으로 재탄생된 새로운 장르의 <모차르트 오페라 락>은 현대적 감각의 뮤지컬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시작하기 전부터 젊은 층의 관심이 대단한 것 같았다. 특히 지난여름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출연진들에게 관심이 컸다. 음악가 모차르트보다 모차르트역의 배우(고유진, 김호영, 박한근), 살리에리역의 배우(김준현, 강태을)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공연의 배우들은 이미 음악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매력적인 캐스팅으로 주목되었고 뮤지컬<아이다>, <라디오스타> 등 젊은 감각이 돋보였던 연출로 주목을 받아온 김재성 연출가, <스프링어웨이크닝>, <더 씽 어바웃 맨> 등에서 주목을 받아온 서유진 음악 감독이 음악을 담당했다고 한다. 역시 뮤지컬을 알려면 젊은 감각이 필요하다. 그러나 난 주인공이 모차르트이니 당연히 모차르트 역을 누가 할 것인지는 관심이 갔지만 배우들에 대해선 정보가 없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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