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인 두 달 간의 방학이 끝나간다.
이렇게 시간이 많았는데 난 무엇을 했나?
아무 것도 한 게 없다.
심지어 컴퓨터 앞에 앉는 것 자체도 귀찮아했다.
시간이 많으면 책을 읽겠다고?
시간이 많으면 글을 쓰겠다고?
거짓말, 거짓말이다.
*** *** ***
대구는 무사한지?
별 일 없이 잘 있는지?
나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안부를 물어 온다.
나는 잘 있다. 어제도 학교 갔다 오고 시내 갔다 오고...
아니, 이 시국에 시내 갔다 왔다고 하면 죄인이 되는데...
아무튼 나는 일상대로 생활하고 잘 지내고 있다.
원래 어떤 일에 크게 동요되지 않는 성격이라
그냥 그대로 살고 있지만 텔레비전을 보고 있으면
당장 내일 어떤 큰 일이 벌어질 것만 같다.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대단한데다
바이러스 전파 생중계를 하고 있으니 불안할 수 밖에...
그러나 텔레비전 생중계 만큼은 아니라고 안부를 전한다.
바이러스 발생을 두고 누구 탓을 할 것인가?
이 마당에 서로 니 잘못이라고 난리다.
감기도 조심하지 않으면, 면역력 떨어지면
찾아오는 법인데 온 나라가 코로나 때문에
온갖 말들이 난무하고 인심이 흉흉해지고 있다.
의료진들이나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분들 고생이 너무 많다.
아무말 잔치를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빨리 잠잠해지길 바란다.
말 안 듣는 늙은이라고 뭐라고 할까봐
마스크는 잘 쓰고 손은 잘 씻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집에 혼자 있으니 시간이 너무 많다.
공사로 인해 학교도 어수선한데 시국도 어수선하여
개학도 일주일 미뤄서 3월 9일에 한다.
시간이 이리도 많은데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글 쓰는 것은 물론 왜 깊이 생각하는 것 조차도 싫어할까?
왜 이렇게 게으르고 멍청해져만 갈까?
어쨌든,
그래도 봄,
봄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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