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절정에 이른 지난 주, 그 지난 주 일 년에 한 번 가는 산행,
동창들도 만나고 단풍구경도 가려고 관광버스에 올랐다.
일찍 일어나 아침을 한 술 뜨고 버스를 탔는데
따끈따끈한 떡과 맛있는 간식을 한 보따리씩 나눠줬다.
여행의 재미는 먹는 것에도 있다. 따끈한 떡을 먹고 있는데
휴게소에 내리라고 했다. 넓은 휴게소 주차장이 만원이었다.
와! 버스도 많고 사람도 참 많고 이 시간 집에 있는 사람이 없을 것 같은...
잽싸게 풀어놓는 아침밥, 내가 좋아하는 씨래기국과 따끈한 밥이었다.
아, 나는 밥을 먹고 왔는데... 이 길 바닥에서? 그래도 먹지 않으려고 할 순 없고
둘러보니 그 많은 버스에 탔던 모든 관광객들이 거의 같은 종류로 식당에서 맞춘
아침밥을 풀어놓고 급히 먹고 있었다. 그냥 바닥에서, 심지어 화장실 앞에서 앉지도 않고 서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먹을 것이 있으면 당연히 쓰레기도 쌓이는 법, 치우고 가면 다행인데...
어쩌다가 첫새벽에 여행 떠날 때 밥을 못 먹은 사람들을 배려하여 준비하는
푸근한 마음이라 여겼는데 이것이 하나의 관광 문화로 자리잡은 것 같다.
아침 7시 반 정도면 충분히 밥을 먹을 수 있을 시간인데 그렇지 않은 걸까?
혼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오면 준비하는 사람도 번거롭지 않을테고
시간도 절약되고 자연경관이나 환경보호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텐데...
식당에 가는 것보다 돈을 아낄 수 있고 정을 나눌 수 있는 좋은 문화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관광 문화로 자리잡는 것,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고 어디든 즐거운 곳에는 음주가무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주객이 전도되면 곤란하다.
느긋하게 단풍을 구경하고 옛이야기 도란도란 하며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지...
(욕 먹겠넹. 나도 밥을 좋아하고 맛있게 먹었지만 이런 풍경이 썩 좋게 보이지만은 않아 반성하는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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