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자고 나니 온 세상이 하얗게 덮였다.
아~~ ! 이런 세상이 내 눈 앞에 펼쳐져 있다니...
감동, 감동, 눈 덮인 풍경에 이렇게 설레이다니...
그러다 곧바로 어떻게 출근하지? 걱정이 되었다.
방학식이니 오늘은 지각이다 각오하고 느긋하게 나섰다.
예상대로 교통대란이다. 9시 반까지 등교해도 된다고 문자.
며칠 전 함박눈 내리던 날 대소동으로 인해 오늘은 아침부터
철저하게 학생들 운동장으로 못나가게 했다. 무엇이든지 처음이
호기심이 많고 즐겁지 학생들도 오늘은 별로 움직이지 않았다.
방학식 하고도 모두 곧장 하교하라고 지시해서인지
운동장에는 학생들 몇 명 밖에 모여 놀지 않았다.
오늘 방학식을 해서 모두 PC방이나 노래방으로 간다고 했다.
대구에는 60년만에 처음 이렇게 눈이 내렸다고 하는데
학생들은 눈 쌓인 운동장을 벗어나 학원으로, PC방으로, 노래방으로...
눈이 내리는 날
눈 내리는 겨울 아침
가슴에도 희게 피는
설레임의 눈꽃
오래 머물지 못해도
아름다운 눈 처럼
오늘을 살고 싶네
차갑게 부드럽게
스러지는 아픔 또한
노래하려네
이제껏 내가 받은
은총의 분량만큼
소리없이 소리없이 쏟아지는 눈
눈 처럼 사랑하려네
신의 눈부신 설원에서
나는 하얀 기쁨 뒤집어쓴
하얀 눈사람이네
- 이해인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 영주 부석사 (2013.1.13) (0) | 2013.01.13 |
---|---|
눈, 눈, 눈, / 설레는 날 - 사랑을 위하여 (0) | 2012.12.29 |
함박눈 / 우와! 눈이다아~!^^ (0) | 2012.12.21 |
촛불을 밝혀두고 홀로 울리라 / 정전 (0) | 2012.12.09 |
바람 피운 날 / 눈, 너 때문이야! (0) | 2012.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