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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다 / 세 번째 눈 내린 날 (폭설)

몽당연필^^ 2012. 12. 28. 23:06

 

아침에 자고 나니 온 세상이 하얗게 덮였다.

아~~ ! 이런 세상이 내 눈 앞에 펼쳐져 있다니...

감동, 감동, 눈 덮인 풍경에 이렇게 설레이다니...

그러다 곧바로 어떻게 출근하지? 걱정이 되었다.

방학식이니 오늘은 지각이다 각오하고 느긋하게 나섰다.

예상대로 교통대란이다. 9시 반까지 등교해도 된다고 문자.

며칠 전 함박눈 내리던 날 대소동으로 인해 오늘은 아침부터

철저하게 학생들 운동장으로 못나가게 했다. 무엇이든지 처음이

호기심이 많고 즐겁지 학생들도 오늘은 별로 움직이지 않았다. 

방학식 하고도 모두 곧장 하교하라고 지시해서인지

운동장에는 학생들 몇 명 밖에 모여 놀지 않았다.

오늘 방학식을 해서 모두 PC방이나 노래방으로 간다고 했다.

대구에는 60년만에 처음 이렇게 눈이 내렸다고 하는데

학생들은 눈 쌓인 운동장을 벗어나 학원으로, PC방으로, 노래방으로...

 

 

 

 

 

 

 

 

 

 

 

 

 

 

 

 

 

 

눈이 내리는 날 

 

눈 내리는 겨울 아침

가슴에도 희게 피는

설레임의 눈꽃

 

오래 머물지 못해도

아름다운 눈 처럼

오늘을 살고 싶네

 

차갑게 부드럽게

스러지는 아픔 또한

노래하려네

 

이제껏 내가 받은

은총의 분량만큼

소리없이 소리없이 쏟아지는 눈

눈 처럼 사랑하려네

 

신의 눈부신 설원에서

나는 하얀 기쁨 뒤집어쓴

하얀 눈사람이네

          -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