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다.
오랜 만에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는 날이다.
눈 조금 내렸다고 이렇게 마음이 허전하단 말인가?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아서 자꾸만 주머니를 더듬고 있다.
떠나가는 것들을 붙들고 이유를 묻는 것보다 어리석은 것은 없다.
가는 것은 가는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리라.
가을도 가고 사람도 가고 사랑도 가고...
누구든지 전화가 오면 바람을 피우리라.
바람을 피우고 왔다.
눈, 너 때문이야 !
101-1번 버스를 타고 팔공산 파계사 쪽으로 향했다.
눈이 더 내리면 버스가 끊긴다는데... 버스나 끊겨 버려라.
흰 눈은 내려내려 장독대 위에 소복이 쌓이고...
눈 때문에 낮술을 한잔 하고...
그 때는 잎이 푸르렀던가
거기 푸른 달이 있었구나
입술에 거품 묻히며 커피를 한잔 하고...
나도 때론 누구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고...
눈 맞으며 침묵하고 있는 저 나목들...
너 때문이야 ! 눈, 눈, 눈...
어차피 지나가는 모든 것은 바람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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