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오월의 편지

몽당연필^^ 2012. 5. 5. 11:16

눈이 부시게 푸르른 오월, 어린이 날이다.

어린이가 없어서 오늘은 하루 종일 내 세상이다.

아침부터 게으름 부리며 음악 듣고 있다가

소리새의 '오월의 편지'를 들으니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 온다.

그리움은 밀려오지만 '그리운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

 

 

호 수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온 밤에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무수한 어깨들 사이에서

무수한 눈길의 번뜩임 사이에서

더욱 더 가슴 저미는 고독을 안고

시간의 변두리로 밀려나면

비로소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수많은 사람을 사랑해버린 다음

비로소 만나야 할 사람

비로소 사랑해야 할 사람

이 긴 기다림은 무엇인가

 

바람같은 목마름을 안고

모든 사람과 헤어진 다음

모든 사랑이 끝난 다음

비로소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여

이 어쩔 수 없는 그리움이여

                           (문병란)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그리워 하다가

나를 너무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미안하다.-

4월 23일  그날을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