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푸르른 오월, 어린이 날이다.
어린이가 없어서 오늘은 하루 종일 내 세상이다.
아침부터 게으름 부리며 음악 듣고 있다가
소리새의 '오월의 편지'를 들으니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 온다.
그리움은 밀려오지만 '그리운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
호 수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온 밤에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무수한 어깨들 사이에서
무수한 눈길의 번뜩임 사이에서
더욱 더 가슴 저미는 고독을 안고
시간의 변두리로 밀려나면
비로소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수많은 사람을 사랑해버린 다음
비로소 만나야 할 사람
비로소 사랑해야 할 사람
이 긴 기다림은 무엇인가
바람같은 목마름을 안고
모든 사람과 헤어진 다음
모든 사랑이 끝난 다음
비로소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여
이 어쩔 수 없는 그리움이여
(문병란)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그리워 하다가
나를 너무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미안하다.-
4월 23일 그날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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