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2011년 8월 21일 오후 07:49 (다시 학교로)

몽당연필^^ 2011. 8. 21. 19:54

 6개월이 너무나 빨리 지나가 버렸다.
이제 지나간 6개월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리울 것이고...
복잡한 생각 다 잊고 이렇게 단순하게 쉴 수 있는 날이 내 생애에 다시 올 수 있을까?
늦게 시작한 학교생활 10년, 20년 직장생활을 다 떨쳐 버리고 정말 푹 쉬었다.
그러나 8월 한 달은 초조감과 불안감으로 보내야만 했다. 다시 학교로 갈 수 있을까?
기간제교사의 신분으로 6개월을 쉬고 나면 다시 학교로 갈 수 있을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력이 극도로 나빠졌고 그동안 학교 일에 너무 열정을 쏟았기 때문에 에너지가 고갈되어 있었다.
어쨌든 그때는 좀 쉬고 싶었다.

그리고...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6개월을 보냈다.

아니, 있긴 있다.
꽃꽂이 자격증 취득했고, 도자기 몇 점 만들었고 다른 것은 결과물이 없으니...
아, 또 있다. 중요한 것-
정말 싫어하는 운동을 했다. 2킬로그램 빠졌고(1킬로그램을 더 감량해야 되는데),
또 있다. 블로그를 만들어서 컴과 친해졌다. 약간의 설렘도 맛보았고...
쓸데없는 일만 하고 있다고 주위에서 한심하게 보기도 했다.

어느 정도의 여유만 있다면 이렇게 사는 것도 좋겠지만 나는 일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늘 웃고 있다고 아무 걱정 없는 것이 아니다.
직업을 바꾸어 보려고 해도 이 나이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다시 무엇을 시작하기엔 너무 늦다. 아니라고 최면을 걸어도 너무 늦다는 건 분명하다.
자식뻘 되는 똑똑한 교사들과 공개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고 부끄럽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국어를 가르치는 일 뿐이다.

 23일(화)부터 다시 학교에 나간다.
요즘 중학생들은 어떨까? 고등학생은  대화가 통하긴 하는데...
고등학생보다 더 다루기 힘들다고 하던데 내심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된다.
학생들과 생활할 때가 그래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바쁜 나날이 되겠지만 다시 그들과 생활하게 되어서 감사하고 고맙다.
불안했던 8월이여! 빨리 지나가라! 이제 여름비란 닉네임도 바꾸고

새로운 마음으로 2학기를 시작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