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감자꽃

몽당연필^^ 2020. 7. 30. 11:26

감자꽃

 

 

 

장맛비가 계속 되고 있다.

물난리로 걱정인 곳이 많지만

햇볕 쨍쟁 날까봐 은근 걱정이다.

(디리따 머라캐이겠다)

시원하고 차분하고,

비 내리는 풍경은

우리들 들뜬 마음마저 가라앉힌다.

 

학교 마당에 쪼매난 농장이 있다.

며칠 전엔 쑥갓꽃이 노랗게 예쁘더니 갈아엎었고

오늘은 하이얀 감자꽃이 비에 젖어 이뿌다.

촌년이라 보이는 꽃들보다 땅 밑의 감자에만 관심 있었다.

주먹으로 팍 치면 포말처럼 확 번지던 분 많은 감자^^

묵는데에 초점을 맞추었으니 감자꽃을 유심히 보지 않았다.

 

그런데 늙어가니 이런 것들이 이뿌게 보인다.

우리 유년의 기억들이,

한포기 뽑으면 줄줄이 달려오던 감자

그 여름 감자밭이 하얀 꿈처럼 펼쳐진다.

감자꽃 한 가지 꺾어서 꽃병에 꽂아본다.

 

 

 

 

감자꽃

              권태응

 

자주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