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늘을 보아.
몽당연필^^
2015. 7. 12. 10:31
오랜만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파란 하늘에 하얀 줄을 그으며
비행기 한 대가 날고 있다.
흰 구름 피어오르는 여름하늘
엄마와 함께 잔디에 누워서 보았던가.
동요 같은 풍경, 얼마나 오랜만에 보았는지...
위로 언니가 다섯이지만 나이 차이가 많아서
함께 생활한 기간이 많지 않고 늘 혼자였다.
건넌방에서 수를 놓던 넷 째 언니, 그 친구들,
명절 때 옷을 사 주던 도시 공장에 다니던
열 두살 차이인 다섯 째 언니, 시집 간 언니들이
다 모이는 날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명절이나 큰 일 있을 때 한 번씩 왔다가
가버리는 언니가 많이 그리웠었던 것 같다.
언니는 어디 살아? 언제 와? 왜 안 와?
하고 매번 물으면 엄마는 몇 밤만 자면
비행기를 타고 온다고 했다.
왜 비행기를 타고 온다고 했지?
시집 간 언니들이 멀리 있어서 그랬나?
비행기가 흰 줄을 그으며 지나가면
그리움이 흰 줄처럼 쭈욱 그으지던...
할 일이야 언제나 밀려있지만
누군가 어디 가자고 하면 바로
앗싸! 하고 따라 나서야 한다.
어제 포항에 있는 경북수목원엘 갔다.
촌에 살아서 산에 있는 나무나 식물들은
거의 보았던 식물들이고 신기하지도 않은데...
그러나 팍팍한 도시의 일상을 벗어나
초록에 눈 맞추며 마음도 초록이 되어 본
하루였다. 고개만 들면 하늘을 볼 수 있는데
늘 어디에 눈을 맞추고 살아가고 있는지...
그렇지, 그렇지. 이 나무 이름을 그렇게 불렀지.
저기 하늘을 보아. 수목원에서 본 하늘,
내 유년의 기억 한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