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한 댓글은 사절^^
도서관에 들어 온 책들을 정리하다가 손에 집히는 대로
책 몇 권을 빌려서. 아니 가벼운 것 몇 권 가지고 왔다.
책 정리는 안 하고 책 더미 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 책 저 책 골라서 마음대로 볼 수 있는 풍요로움,
그야말로 마음의 양식이다. 책만 읽어도 배부른...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처럼 나도 옛날에는 그랬다는 것...^^)
찬찬히 읽지는 않고 오늘 두 권을 다 봤다.(읽은 것이 아니라 봤다)
'모나리자, 모짜르트를 만나다', '부끄러움들'
아무 연주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존 케이지의 <4분 33초>
변기통에다 <샘>이라는 제목만 붙여서 출품한 마르셀 뒤상
피아노를 해체한 것이 세계적 작품이 된 백남준의 <완전한 피아노>
이런 것에 얼마나 경의를 표했던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나 창의력, 예술적 영감...
그런데, 과연 이것도 예술일까? 기발한 아이디어일까?
자기분야의 기본을 익히고 섭렵한 훌륭한 예술가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머리속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그렇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예술가라고...
모든 생각이 왜 젊었을 때와 달라지는 것일까?
사회 비판이나 문제의식이 있어야 하는데
자꾸만 지금의 것들을 깨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이 없어서일까? 그래서 지키려고 할까?
그래서 나이 먹으면 보수가 된다고 했던가?
너무 많은 비판이나 틀을 깨는 것이 못마땅하다.
그래야 발전이 있고 앞서 가는 사람이 될텐데...
젊었을 때 읽었던 책들도 지금 읽으면 생각이 달라지니...
왜 이렇지? 왜 이렇지?
가벼운 이야기가 눈에 쏙 들어온다.
소설 <부끄러움들>(정영선)을 읽다가
시시한 댓글은 사절/
-알림판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글 제목 옆에 (1)이 있다. 댓글 숫자다.
종일 무료한 나는 거의 빛의 속도로 클릭을 한다.
잘 읽고 갑니다아
허탈하다. 무색, 무취, 무향의 이런 댓글은 딱 질색이다.
......
어쩜 나를 보고 하는 소리인가?
애정이나 비판없는 나의 시시한 댓글...^^
* 왜 이렇지?
답글 달다가 이유를 알았습니다.
당당하고 자유로운 사춘기에 대한 질투이자 반항입니다.
이른바 힘 없는 사추기의 반항을 이렇게라도...^^
증상을 생각해 보니 세월호 사건 이후부터 심해진 것 같습니다.
사추기란 여유로움과 너그러움을 가져야 하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