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명상 / 비우기

몽당연필^^ 2013. 10. 7. 22:11

 

실패에 실을 감는 것은 양陽이다.

그 실패의 실이 풀리는 것은 음陰이다.

음양의 교호작용처럼 실패에 감긴 실은 언젠가 풀려야 한다.

감기지 않은 실이 실로서의 구실을 하기 어렵듯,

풀리지 않은 실도 실의 온전성을 구현할 수 없다.

 

 

 

연을 날릴 때 보면 안다.

실패에 감은 실을 얼마나 잘 푸느냐에 따라,

아니 풀고 감느냐에 따라 연날리기의 미학의 수준이 결정된다.

연날리기를 하다 주인이 실패의 실을 푸는 데 인색하거나 서툴게 풀어버리면,

연은 인정사정 없이 실을 끊어버리고 남인 듯 달아나 버린다.

 

 

 

어찌 보면 실의 자발적인 풀어줌에 의하여 연을 날려 보내는 것이나,

실이 끊어짐으로써 연이 날아가 버리는 것이나,

그 외양은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그 내용은 너무나 다르다.

이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정효구)